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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M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05일(金)
농구장 엉덩이춤 추던 끼, 연기하며 발산…“코미디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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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선수 출신 배우 박광재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호웅 기자

■ 프로농구 선수출신 배우 박광재

키 195㎝ 수염 짙은 야성미에
반전 매력 뽐내며 ‘쁘띠’ 별명
드라마·예능 넘나들며 제2인생

선수시절 존재감 못드러내다
‘승리 세리머니’ 춤으로 인기
은퇴 후 뮤지컬로 연기 시작

코트 누빈 체력으로 배우활동
팔뚝만 20kg 괴물분장도 버텨
마동석처럼 ‘큰역할’ 몽땅 욕심


키 195㎝에 몸무게 120㎏.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까지 이어지는 짙은 수염. 박광재(41)는 프로레슬러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인상을 지니고 있다. 흔히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최고, 최상의 배우로 일컫는다. 박광재는 이 범주에 가깝다. 언뜻 보면 ‘악역’ 전문배우처럼 심술궂은 표정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눈에 선량함이 배어있다. 야성미와 함께 순수미를 갖춘 셈. 그리고 박광재는 배우의 영역을 넘어 예능까지 활동반경을 넓혔다. 박광재는 KBS2TV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타고난 먹성과 솔직한 입담, 그리고 수줍은 제스처로 ‘쁘띠 광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와 ‘스위트홈’에서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던 박광재는 또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박광재는 첫 영화 ‘강남 1970’을 시작으로 ‘봉이 김선달’ ‘악녀’ ‘양자 물리학’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달 22일 문화일보 본사를 찾아온 박광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주변에서 진짜 많이 알아봐 주신다. 워낙 크고, 마스크를 써도 수염이 나오다 보니 더 알아보시는 것 같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 많이 나왔고, 공중파인 당나귀 귀 출연 이후에 많이들 알아봐 주신다. 식당에서 제가 먹는 걸 구경하는 분들도 계신다”며 웃었다.

▲  배우 박광재는 프로농구 선수 시절 3점슛이 정확한 빅맨이었고, 2005년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화끈한 엉덩이춤을 뽐냈으며,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선 프로틴 괴물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한국농구연맹(KBL)·박광재 제공

박광재의 이력을 독특하다. 프로농구 선수 출신. 2003∼2004시즌부터 군 복무를 제외하고 2011∼2012시즌까지 112경기에 출전했다. 성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박광재는 게임당 평균 8분 33초를 뛰며 2.1득점, 1.3리바운드, 0.4어시스트를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다. 2013년 은퇴한 뒤엔 배우로서 제2의 인생을 가꾸기 시작했다. 데뷔작은 2013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박광재는 자코포 역을 맡았다. 2013년엔 tvN의 농구를 다룬 ‘빠스껫볼’ 드라마에 출연했다. 박광재는 “현역에서 은퇴 후 고민이 많았다. 1년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려고 했지만, 연예 쪽 일을 하는 한 지인의 추천으로 배우를 하게 됐다. 뮤지컬에 이어 드라마 출연까지 이어지면서 ‘어, 이걸 계속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생활은 어느덧 9년 차.

박광재는 농구 명문인 경복고, 연세대를 거쳤다. 3점슛을 잘 던지는 센터로 주목을 받았고 대학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하지만 2003년 프로인 LG에 입단한 뒤엔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LG 소속이었을 땐 현주엽, 전자랜드 시절엔 서장훈, 오리온스(현 오리온)에서는 이동준 등 쟁쟁한 스타플레이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용병과 맞붙어야 하기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쨍하고 볕 든 날은 있었다. 2005년 2월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현대모비스의 경기. 당시 생애 처음으로 프로에 선발 출장한 박광재는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더블더블(14득점·12리바운드)을 신고하며 72-68의 승리를 이끌었다. 박광재는 “현역 시절 우승을 한 적도 없어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돌이켜보면 더블더블을 달성했던 현대모비스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설 연휴 기간이어서 공중파 중계도 탔다”고 말했다.

박광재는 현역 시절 농구가 아닌 춤으로 유명했다. 2005년 올스타전 특별이벤트에서 그룹 원투의 ‘자 엉덩이’라는 곡에 맞춰 귀여운 엉덩이춤을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LG 시절엔 홈경기 ‘승리 세리머니’ 이벤트마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춤 실력을 공개했다.

박광재는 오디션마다 “프로농구 선수를 하다가 지금을 배우를 하는 박광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박광재는 “농구를 하다가 배우를 한다고 하면 선입견이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말수를 줄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놓고 프로농구 선수에서 배우가 됐다는 말을 한다. 농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그리고 배우는 어필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특이한 이력은 좋은 반응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농구로 갈고 닦은 체력은 배우 박광재의 큰 무기. 프로에서 은퇴했지만 3 대 3 농구의 선수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광재는 “끈기, 체력은 내 장점이고 배우 생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엄청 많았지만, 그때마다 ‘남자가 한 번 칼을 뽑았으면 멋지게 휘두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야간 촬영, 야외 촬영은 어렵지 않다. 코트에서 흘린 땀방울이 밑거름된다”고 말했다.

박광재는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프로틴 괴물역 분장으로 화제가 됐다. 박광재는 “옷을 입는 순간 폐소공포증을 느낄 만큼 힘들었다. 땀 배출이 전혀 안 되는 잠수복 같은 것을 입고 분장을 했는데, 손 부분은 쇠가 들어가 무게가 20㎏이 넘었다. 운동선수 출신이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광재는 “당시 특수 분장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분이 담당하셨다. 그분이 제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몇 년 안에 할리우드에 가서 연기할 수도 있다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박광재는 욕심이 많다. 아직까진 커다란 덩치에 걸맞은 무서운 이미지의 배역이 주어졌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이미지 변신에 무척 효과적. 박광재는 “체격조건 탓에 배역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분이 많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큰 역할’은 몽땅 해보고 싶다. 그리고 코미디가 탐난다. 유쾌하고, 상큼한 느낌을 드리고 싶다. 연기 선생님으로부터 레슨받으면서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더 발전하는 배우로 팬들 곁에 바짝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박광재의 롤모델은 마동석. 박광재는 마동석과 유독 인연이 많다. 영화 ‘챔피언’을 시작으로 ‘성난황소’ ‘나쁜 녀석들: 더 무비’까지 3편의 영화에서 마동석과 호흡을 맞췄다. 박광재는 “마동석 선배께서 많이, 잘 챙겨주신다. 할리우드 무대까지 진출한 마동석 선배처럼 저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 뒤에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박광재는 “마동석 선배는 ‘마블리’로 불리는데, 저는 ‘광블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서 ‘쁘띠 광재’라는 애칭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광재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워낙 먹성이 좋은 체질. 그런데 최근 예능프로그램 캐릭터로 인해 ‘먹방’이 많다. 그래서 체중이 무려 20㎏이나 늘었다. 박광재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다이어트다. 개인 트레이닝도 받고 있다. 살을 빼고 남은 살은 모두 근육으로 다듬겠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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