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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07일(日)
“○○씨 보면 상쾌해”…일상 속 ‘먼지차별’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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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차별 애니메이션 [한국여성의전화 유튜브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쌓이면 유해한 도처의 작은 차별…‘세계 여성의 날’ 앞두고 주목

“최근 직장 상사로부터 ‘아침에 민지씨를 보면 기분이 상쾌해’라는 발언을 들었어요. 불쾌했지만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죠.” (직장인 김민지(가명·27)씨)

“야구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여자가 야구를 하냐’, ‘소프트볼 아니냐’, ‘본인 야구 장비냐’는 등의 질문을 자주 들어요. 이제는 대답하기도 지쳐서 말을 줄여요.” (한국여자야구연맹 홍보이사 겸 아마추어 여자 야구단 소속 정지은(30) 선수)

이들이 경험한 것은 아직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한 ‘먼지차별(microaggression)’에 해당한다.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이 개념을 국내에 알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먼지차별이란 소수 집단이나 약자를 향한 도처에 깔린 작은 차별을 뜻한다. 미세먼지처럼 눈에 잘 띄지 않아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지만, 쌓이면 유해해진다는 데서 기인했다.

여성을 외모나 성별로 평가하거나, 여성에게 출산휴가 등이 보장되는 특정 직업군을 추천하는 것 모두 먼지차별에 해당한다.

해외에서는 이 개념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에는 2015년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처음 소개됐으나 아직 낯설게 여기는 이가 많다.

여성의 커리어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연세대 학생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유리사다리’ 팀원들은 여성들이 겪는 먼지차별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여성들이 경력단절, 유리천장 등의 커리어 문제를 경험하는 이유가 먼지차별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예원(25)씨는 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먼지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커리어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실제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며 “기업의 남성 중심적 문화와 경력 단절, 승진 차별, 사내 성희롱 등 가시적 성차별 외에도 간접적이고 교묘한 방식의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먼지차별의 특성상 문제를 제기하거나 처벌하기 어려워 제도와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까다롭다”며 “일단 먼지차별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공동체 자체적으로 문제를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리사다리는 최근 실시간 온라인 먼지차별 집담회를 열고 각자 경험한 먼지차별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수집된 사례를 바탕으로 대응 방법을 안내하는 ‘먼지차별 매뉴얼’ 책 제작에도 돌입했다.

국내에 처음 개념을 소개한 한국여성의전화도 꾸준히 먼지차별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한국여성의전화는 먼지차별 테스트 등의 대중 캠페인을 진행했고, 작년 연말에는 여성이 성장 과정에서 흔히 듣는 성차별적 발언을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서경남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일상적인 차별과 혐오가 쌓이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차별을 거대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에게는 사소한 것에서 차별이 누적된다”며 “미세한 차별과 공격의 양상이 누적돼 구조적 불평등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지차별 개념이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됐을 때 비로소 ‘나도 모르게 차별에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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