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만큼은 잡겠다더니… 공정 · 정의 다 놓친 文정부

LH 땅투기로 ‘진정성’ 흔들
민주당 정책위의장까지 나서
3기신도시 취소 가능성 언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은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 자체가 흔들리는 것에 더해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과 맞물리며 향후 경찰 수사가 어떻게 결론 나든 정권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기 신도시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오전 KBS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가 시작하자마자 (부동산) 투기만 때려잡으면 된다고 하다가 4년이 지난 다음에야 공급이 부족하다며 신도시랑 공공재건축이 막 나온 것”이라며 “(LH 투기 의혹 같은) 이런 경우도 너무 급하게 추진해서 이 모양이 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가 투기 확산이라는 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야권에서는 부동산 공급에 실기(失期)한 문재인 정부가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급히 공공 주도의 공급 대책을 내놓으려다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이나 정의 자체에 대해 불신하는 기류가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꼬리자르기’를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찰 수사를 막았다는 비판이 벌써 나오는 상황이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LH 직원들의 투기 논란과 관련,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부 여당 차원에서 검토한 것은 없지만 심각하다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사과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임,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민병기·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