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분노 확산… “변창흠 해임” 국민청원도

청년층 “부동산 박탈감 큰데
LH 투기에 허탈하고 화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개발 지역에 대한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을 꿈꿔온 2030 청년층들의 분노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9일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는 ‘LH 친인척부터 시작해 담당 공무원과 농협·은행 등 대출 기관 관계자들도 모두 조사하라’ ‘LH를 민영화하거나 해체해야 한다’는 분노의 글들이 속속 게재됐다.

미혼인 직장인 김모(31) 씨는 산하기관 하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씨는 “내 집 하나만 가졌으면 하고 소원하지만, 현실적 여건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공공기관 직원들 투기 문제까지 나오니 공정을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 권선구 호매실동에 아파트를 구입한 결혼 3년 차 직장인인 김모(30) 씨는 매매가인 4억 원의 절반 이상인 2억7000만 원을 대출받아 이자 부담과 원리금 상환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다. 그는 “서울에 내 집을 갖는 게 꿈이지만 지금 수입으로는 턱도 없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터져 허탈하고 화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의 청원 게시판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임 요구 글이 게시된 지 하루 만에 6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김규태·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