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10.27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시평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09일(火)
수사·기소권 분리론은 혹세무민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김종민 변호사 前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尹총장 사퇴 부른 수사청 추진
세계 추세 주장부터 가짜뉴스
수사청은 일제 잔재 부활 성격

檢 개혁 본질은 정권 외압 저지
文정권이 스스로 입증한 상황
인사로 수사 개입 막는 게 핵심


지난해 1월 프랑스·영국·미국의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기소유예를 조건으로 총 36억 유로(약 4조849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마무리된 사건이 있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부패 사건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첨단화한, 범죄의 세계화 현상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도 관여됐고, 대한항공도 에어버스로부터 10대의 항공기를 구입하면서 15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에어버스 사건은 프랑스 국가금융검찰(PNF),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 미국 연방 법무부가 2016년부터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밝혀냈다. 프랑스 국가금융검찰은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 당시 75% 부유세 도입을 주도한 하원 재경위원장 출신의 예산부 장관이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던 사실이 들통 난 부패 스캔들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파리고등검찰청 소속이지만, 철저히 독립성이 보장되고 고검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지난 1일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3년 구금형을 선고받은 판사 매수 사건도 국가금융검찰이 수사해서 기소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임까지 불러온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도입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은 수사·기소권 분리론이다. 조국·추미애 두 전직 법무장관까지 나서서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수사·기소권 분리론은 경찰이 수사권 독립의 논리로 만든 국적 불명의 프레임일 뿐이다. 수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준비단계(phase préparatoire)이기 때문에 본절차인 기소 절차와 분리될 수 없다. 이론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국 사례도 찾기 어렵다.

수사·기소권 분리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되는 영국은 1985년 이전까지 검찰이 없던 나라다. 사인(私人) 소추와 경찰 소추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었으나, 높은 무죄율 등 문제로 1985년 소추 기능만 담당하는 검찰이 신설됐다. 에어버스 사건을 수사한 영국 SFO도 1988년 부패사건 등 중대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결합해 만든 수사기관이다. 유럽평의회의 ‘효과적 사법을 위한 유럽위원회(CEPEJ)’의 2016년 보고서에는 46개 회원국 중 검찰이 수사권을 행사하는 나라가 35개국으로 나온다. 이쯤 되면 수사·기소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집권 여당의 주장은 가짜뉴스나 혹세무민 수준 아닌가.

형사사법의 첫째 존재 이유는 범죄로부터의 사회방위다. 좋은 형사사법 제도는 효과적이어야 한다. 범죄의 세계화·첨단화된 범죄에 맞서 한정된 형사사법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최고감찰위원회를 모방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도입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만들어 중국식 공안통치 체제를 지향하더니 이제는 존재의 평면이 다른 영국식 검찰 모델이다. 일본도 1945년 패전 이후에 없애 버린 대표적인 일제 식민 잔재인 10일간의 경찰 구속 제도를 수사청까지 만들어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가.

형사사법 제도는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인프라다. 검찰개혁은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국가 개혁 차원에서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 수사·기소권 분리가 아니라, 정치권력이 함부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임을 문재인 정권은 증명했다. 중대 범죄를 포함해 모든 수사를 할 수 있는 경찰청 국수본이 출범했는데 100% 권한과 기능이 겹치는 수사청이 왜 필요한가. 첨단화된 범죄의 세계화 시대에 각국 검찰 간의 형사사법 공조가 필수적인 국제범죄 수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검찰을 무력화시켜 정권 비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려는 집권 세력과 경찰 권력 확대를 꿈꾸는 일부 세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수사청 신설이다. 부패범죄와 금융경제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수사 시스템을 갖추면서도 실효적인 사법 통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수사기관만 난립하고 이를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통제하는 체제가 공고해지면 법치주의가 실종된 경찰국가로 가게 될 뿐이다.
[ 많이 본 기사 ]
▶ 이재명 40.6% 홍준표 45.1%…洪, 李에 4.5%p 앞서
▶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 ‘쥬얼리’ 조민아 “자가면역질환으로 시한부 1년 선고”
▶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장동 수사 대놓고 봐..
▶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재명 접점 파악 시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
직장동료 따라다니던 20대 남성 ‘스토..
‘공군 女장교가 男군무원 성희롱’ 국방..
58만원에 딸 판 부모…가뭄·내전·경제..
topnew_title
topnews_photo 빈농의 아들에서 신군부 2인자…13대 대통령광주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으로 징역 17년…‘영욕의 삶’2002년 전립선암 수술 후 요양…박정..
ㄴ 노태우 장례, ‘국가장’으로 치르나…국무회의 거쳐 결정
ㄴ 노태우 전 대통령 앓았던 소뇌위축증…어떤 질환?
前 대통령 노태우 ‘서거’ 표현 찬반 논란
“제 과오에 깊은 용서 바란다” 노태우 전 대통령 유..
기묘한 우연…박정희 前대통령과 같은날 10·26에 떠..
line
special news 현아, 상의 탈의 욕조 셀카…어깨 타투 눈길
가수 현아가 근황을 전했다.현아는 25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서 현아는 물이 가득 있는 ..

line
이재명 40.6% 홍준표 45.1%…洪, 李에 4.5%p 앞서
‘쥬얼리’ 조민아 “자가면역질환으로 시한부 1년 선..
뇌물에서 세금 냈다면 뇌물 몰수당할 때는 빼 주나..
photo_news
‘김선호, 왜곡된 12가지 진실’ 보도에 “드릴 말..
photo_news
한혜진 “마흔 전에 결혼하면 무조건 이혼, 사별..
line

illust
설현, 빨간색 크롭 니트·건강미… “11자 복근 탄탄”

illust
“인류에 보편적인 행복이란 없어… 내가 나랑 친해지는 방법을..
topnew_title
number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재명 접점..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장동 ..
직장동료 따라다니던 20대 남성 ‘스토킹’ 첫..
‘공군 女장교가 男군무원 성희롱’ 국방부 의..
hot_photo
에이핑크 오하영, 막내의 반란…..
hot_photo
전소민, 이성재와 파격 베드신…..
hot_photo
레드벨벳 조이, 시크·도도한 눈빛..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