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16차 정기총회에 참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온라인 상반기 총회 오늘 개막
10개국 의료기기 규제기관 참여
참여국 시장 규모, 전세계 89%
산업계 워크숍· 운영委회의서
신규 가이드라인 최종안 의결
AI 의료기기 표준안 마련 계획
사이버 보안 허가심사 공유도
국제사회 의료기기 규제를 선도하는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의 2021년 의장국인 한국이 주최하는 제19차 정기총회가 16일(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시작된다. IMDRF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일본, 브라질,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등 10개 국가의 의료기기 규제 기관이 참여하는 포럼으로 참여국의 의료기기 시장 규모만 합쳐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89%를 차지한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이번 정기총회를 비롯한 2차례의 정기총회를 직접 개최하는 등 세계 의료기기 규제 질서를 최일선에서 주도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를 전 세계가 약 1년간 겪은 직후의 포럼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의 경험 공유와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되는 IMDRF 3월 정기총회는 총 4일간 이뤄지며 산업계의 합동 워크숍, 협력기관 간 회의, 이해당사자 포럼, IMDRF 운영위원회 회의 등이 진행된다. 원래는 매년 상·하반기 2회의 대면 정기총회가 개최되지만, 이번 상반기 정기총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결정됐다. 산업계 합동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각국 산업계, 의료진, 규제당국자 등이 그간 대응을 위해 시도한 노력과 경험이 공유될 예정이다. 향후 여타의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재차 발생했을 때 더 나은 대응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협력기관 회의와 운영회의를 통해 규제 조화를 위한 국제적 논의를 지속해 나간다. 4일간의 정기총회 일정 중 산업계 워크숍, 이해당사자 포럼 일정에는 의료기기에 관심 있는 업계, 학계, 협회 등 관계자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열리는 IMDRF 19차 정기총회 개회사를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사전녹화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우리나라는 당초 목표인 2021년보다 4년 앞당긴 2017년 IMDRF에 1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규제 시스템이 일찍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가입 이후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분야의 각종 이슈에 대한 안건 제안 및 의결 등 활동을 통해 IMDRF에 적극 참여해왔으며, 이 같은 활동이 국제적으로 인정돼 2019년에는 올해 IMDRF 의장국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6월에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실무그룹을 IMDRF 내에 신설하고 이 분야 실무그룹의 의장국도 맡았다. 우리나라의 IMDRF 의장국 활동 등 주도적인 참여는 국내 관련 업계에 매우 중요하다. IMDRF 참여국들이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IMDRF를 통해 제시된 국제적인 의료기기 규제의 방향 등이 그대로 세계 의료기기 규제 질서의 최신판이자 정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국제적 의료기기 규제 가이드라인에서 의장국은 실무그룹별 제·개정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신규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며, 최종안을 의결하는 등 핵심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모이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IMDRF에서 논의되는 각종 제도와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발 빠르게 적용해나가면 그만큼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수출 등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수출도 하기 전에 이미 국제적인 기준에 잘 맞춰진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기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통 기준이 IMDRF 내에서 설립되면 의료기기 제품의 시판 전 허가심사 검토 사항으로 국가 간에 공유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료기기 업체가 사이버 보안 사항이 다른 나라와 달라 수출 시 수출대상국의 허가 규정 등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수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개발 기간과 비용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부작용의 보고형태, 의료기기 용어의 국제기준 등 사소한 부분까지 허가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는 조화 활동의 최일선에 참여함으로써 의료기기 수출업체는 다양한 측면에서 형용할 수 없는 수준의 비용 절감 혜택을 얻게 된다. 식약처는 정부 주도인 IMDRF 활동에 업계도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국제적 조율이 이뤄진 제도를 빠르게 국내에 정착시키고 산업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의장국 활동을 하는 올해는 우리나라와 의료기기 규제 당국인 식약처가 국제사회에 선진국의 이미지를 심고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데 중요한 기회다. IMDRF에서 논의되는 모든 이슈를 관리 및 운영하고, 회의를 추진하는 등 대표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종 규제의 논의 방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대응해나갈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IMDRF 의장국 활동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라며 “국제 의료기기 협의체의 대표로서 국제 가이드라인 제·개정 총괄 등 활동을 통해 국제적 규제 조화의 리딩그룹 역할을 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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