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실제 익산서 금괴 발굴되면 보상금은… 토지 소유주인 市·발견자 절반씩 가져

90일간 소유자 공고 과정 진행
문화재청 문화재위서 최종 결정

일본인 손자 소유권 주장 불가능
일제때 축적 재산 국가귀속 원칙

전북 익산 지역의 한 국가등록문화재 지하에 금괴가 묻혀 있다는 매장설이 제기된 가운데, 만약 발견된다면 소유권은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인 손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국가로 귀속되거나 익산시의 소유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7일 익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익산시 주현동의 옛 일본인 농장 창고 지하에 금괴 2t이 매장돼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경찰은 해당 농장주의 손자가 ‘금괴가 묻혀 있다’고 말해 소문이 번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금 시세를 적용하면 해당 금괴의 가격은 1400억 원에 달한다.

금괴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 일본인은 현재 탈북자 김모 씨에게 발굴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 의뢰를 맡은 김 씨는 2012년 6월 대구 동화사 대웅전 금괴 소동의 당사자로, 탐사장비를 동원해 농장 창고 건물 지하 6m에 금괴가 묻혀 있다는 사실을 탐지하고 해당 토지 매입·임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발굴을 꾀하는 중이다.

금괴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초 발견자가 토지 소유주인 익산시에 탐지를 요청, 다시 시가 문화재청에 발굴 허가를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발굴이 허가돼 만약 금괴가 발견되면 유실물법에 따라 90일간의 소유자 공고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이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소유자가 최종 결정되고 보상금은 감정 가격을 바탕으로 토지 소유주와 발견자가 각각 2분의 1씩 나눠 받게 된다.

만약 2t의 금괴가 발견돼 1400억 원으로 감정 가격이 결정될 경우 익산시와 발견자가 각각 700억 원씩을 나눠 갖게 되는 셈이다.

특히 발굴 이후 일본인 손자가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더라도 소유권을 가져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재조선미국육군사령부군정청 법령에 의해 일제강점기 국내 축적 재산의 경우 국가 귀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수탈로 인한 재산 축적을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은 1914년 세워져 일본인 오하시 요이치(大橋與市)가 설립한 오하시(大橋·대교)농장의 사무실과 창고로 쓰였다. 일제강점기 호남지역 최대 쌀 창고였으며, 대교농장에서 생산된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탈됐다. 일본 패망 후 1948년 익산 화교협회가 이 부지를 매입한 후 학교로 운영하다 2000년 초반부터 방치돼 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