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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23일(火)
VR로 고종 서재서 ‘동백꽃’‘메밀꽃 필 무렵’을 꺼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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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실감서재’ 공개
디지털북엔 애니메이션 효과
무예지 넘기면 무사 창 휘둘러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고종 황제가 1891년 경복궁에 마련한 서재 ‘집옥재’가 펼쳐진다. 옥(玉)처럼 귀한 보배를 모아놓은 곳이라는 뜻의 공간에 김유정의 ‘동백꽃’,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등 한국 근대문학사의 걸작들이 둥둥 떠다닌다. 오른손에 쥔 조이스틱으로 한 권을 집어 들고 120여 년 전 고종이 그랬듯 한 페이지씩 넘기며 소설을 음미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VR와 3D 영상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도서관 체험 공간 ‘실감서재’를 22일 언론에 공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조성된 실감서재는 VR 체험관을 비롯해 △디지털북 △인터랙티브 지도 △미래형 도서관 검색 △수장고 3D 영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종이책 위에 프로젝션 영상을 비춰 구현한 ‘디지털북’은 허준의 ‘동의보감’(1613), 정조의 명으로 펴낸 무예 교본 ‘무예도보통지’(1790)에 생생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결합해 제작했다. ‘무예도보통지’를 골라 손으로 책장을 넘기면 무사가 등장해 창을 휘두르고, ‘동의보감’을 펼치면 간(肝)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토끼 간을 소재로 한 ‘별주부전’을 보듯 토끼가 튀어나오는 식이다. 디지털북 기술을 만든 윤승식 유비더스시스템 대표는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전 문헌이 첨단기술의 옷을 입고 친근한 콘텐츠로 변모하는 것이 핵심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실감서재 한복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3D 영상으로 제작한 수장고 모습이 띄워져 있다. 대형 화면 바로 옆에 있는 검색 체험 좌석에 앉아 자료를 검색하면 원하는 텍스트는 물론 관련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뜬다. 이 정보들은 좌석 앞의 가상 스크린뿐 아니라 대형 화면으로 이동시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김정호의 ‘수선전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96호), 허목의 ‘목장지도’(보물 제1595-1호) 등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인터랙티브 지도’ 공간에선 지도별로 원하는 지명을 선택해 과거와 현재 모습의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실감서재의 사전예약 신청은 22일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받고 있으며 사전예약자는 23일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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