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용종·궤양성 염증 그냥 넘겼다간… 대장암 위험

반복되는 설사·혈변·변비 등
50세 미만에도 염증성 장질환
대변잠혈검사·내시경 받아야

대장암 ‘단일공 복강경 수술’
최소 절개로 합병증 우려낮아
정밀 ‘로봇수술’시행도 늘어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대장암은 2018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남녀 합산 전체 4위를 기록한 암이다. 사망률도 매우 높아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또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람, 대장 용종이 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발생 위험이 매우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김창우(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와 함께 대장암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 또한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첫째,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경우다. 단순 장염이 아니라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면 대장암의 발병 비율이 올라가고 발병 연령도 보통 대장암 환자에 비해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대장 용종이 있는 경우다. 대장내시경에서 곧잘 발견되는 용종은 장 점막의 증식으로 생긴 일종의 혹으로, 추후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암 발병률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던 증식성 용종도 적은 확률이지만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셋째, 나쁜 생활습관 또한 대장암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식습관이 중요한데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가공육은 대장암의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있다. 또한 흡연이나 음주, 비만 등도 대장암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넷째, 대장암 가족력에도 주의해야 한다. 가족은 유사한 생활방식과 식습관을 가지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정 유전자와 관련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은 발생률이 낮지만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고, 유전성 종양 중에는 빈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암검진을 통해 50세 이상에서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한 후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권한다. 김 교수는 “50세 미만이어도 혈변, 반복되는 설사나 변비, 체중 저하 및 피로감 등 대장암 의심증상이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 또는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다른 검사에 비해 정확할 뿐만 아니라,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 병터(전암성 병변)인 용종을 검사하면서 즉시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낙담하는 것은 이르다. 대장암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이지만 생존율도 계속 높아지는 암 중 하나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대장암 생존율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조사된 것으로, 5년 생존율이 76.3%로 보고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장암 치료수준은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18년 국제 의학저널 란셋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장암(결장·직장)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생존율을 보고했다.

대장암의 수술은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복강경 수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현재는 절개창을 1개만 사용하는 이른바 ‘단일공 복강경 수술’도 시도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소 절개로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통증이 매우 적다”며 “결과적으로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장폐색 등 합병증의 우려가 낮다는 점이 복강경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로봇팔과 3D 입체화면을 통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특히 직장암 수술 시 자율신경을 더욱 잘 보존해 배뇨 기능, 성 기능의 저하를 방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장점을 보이면서 점차 시행이 늘어나고 있다. 김 교수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와 병의 진행 상황에 따라 수술, 항암, 방사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