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4.13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방
[정치]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1일(木)
“北이 核위협해도 눈치만 보는 文정부… 전단금지 말이 되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최영섭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이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 자택 액자에 걸려 있는 무공훈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이게 다 공산당과 싸워서 받은 무공훈장이야.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려면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창섭 기자

■ ‘바다를 품은 백두산’ 회고록 출간 앞둔 최영섭 前해군대령

“北 核포기 않는 한 공존 불가
南은 노예로 살 수밖에 없어
2019년 탈북선원 강제 북송
사실상 살인행위… 나쁜 정권”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복무
6·25당일 부산서 北함정 격침
“목숨 던져 나라 지켜낸 흔적
기록 남기는 게 마지막 책무”

아들 최재형 감사원장 취임때
“오직 국가 위해 일하라” 격려
해군에 6000만원 기부하기도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1일 인터뷰를 위해 ‘대한해협 해전 영웅’ 최영섭(94·예비역 해군 대령)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에게 전화를 걸자 휴대전화 연결음을 통해 ‘해군가(歌)’가 울려 퍼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그의 집에 들어서자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게 눈에 띄었다. 1년 365일 걸어 놓는다고 한다. “대한민국과 해군은 내 인생의 울타리이자, 보금자리야. 펄럭이는 태극기와 바다만 바라봐도 가슴이 찡해.” 그는 뼛속까지 해군이다.

회고록 ‘바다를 품은 백두산’(사진) 출간을 앞둔 최 고문은 고령에 최근 기력이 급속도로 쇠약해져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데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줬다. “6·25전쟁에서 목숨을 던지고 피를 쏟으며 나라를 지켜낸 전우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싸웠는지 그 흔적을 후대에 남겨 놓는 것이 노병이 사라지기 전 해야 할 마지막 책무”라며 회고록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훌륭한 역사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서재 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기록과 사진을 찾아내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 갔다고 했다.

“94년 내 인생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항해였어. 비바람 몰아치는 망망대해를 헤쳐 이제 마지막 항구에 다다랐어. 긴 세월 쉼 없이 작동해 준 모든 신체 기관이 한계에 왔어.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지난해 11월 해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경남 진해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거뜬히 다녀온 그는 최근 건강이 악화해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소파에 누운 상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앉았으나 “힘들다”며 다시 누웠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나라 걱정’을 했다.

최 고문은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3대에 걸쳐 무력으로 적화통일하려고 핵무기와 미사일로 수시로 위협하고 협박하는데도 한·미 연합훈련도 하지 않고, 북한 눈치만 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남북은 공존할 수가 없다. 우리는 북한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고 강한 어조로 역설했다. 최 고문은 이어 “여생을 마음 편하게 보내야 하는데,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이게 나라냐.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걸 보고 가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 고문은 문 정부를 향해 지난 2019년 자유를 찾아 월남한 탈북자들에게 사실상 살인행위를 저지른 ‘나쁜 정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선원 2명을 북으로 돌려보냈잖아. 탈북자도 우리 국민인데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라며 북한에 가서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격정을 토로했다.

최 고문은 답변을 이어가다 호흡이 가빠지자 몇 번이나 잠시 숨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우리를 업신여겼다”면서 “중국은 과거에 우리를 300여 차례나 침략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며 외국에 나가서 우리나라를 폄훼했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또 “인간은 행복하게 살아야 해. 행복의 근원은 자유야. 그런데 문 정권은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었잖아. 그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947년 월남해 해군사관학교 3기로 입교한 최 고문은 1950년 2월 해군 소위로 임관해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6·25전쟁 당일 부산에 침투하려던 북한군 600여 명이 승선한 함정을 격침하는 데 공을 세웠다. 대한해협해전은 우리 해군이 북한군을 상대로 벌인 최초의 해전이자 처음 승리한 전투였다. 전쟁 기간 3년 내내 함정에 근무하며 인천상륙작전, 여수철수작전, 대청도·소청도 탈환작전, 원산·함흥, 성진 동해진격작전 등 동·서·남해를 오가며 활약했다. 그동안 받은 무공훈장만 6개다. “우리 해군은 임진왜란, 6·25전쟁 등 국가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서서 나라를 구하는 빛나는 업적을 세웠어.”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회고록 내용 중, 최 고문이 1965년 강원 삼척 앞바다로 침투하는 간첩선을 나포하고, 간첩 8명을 생포한 상황을 도서출판 프리덤&위즈덤이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다. 오디오북으로도 제작하고 있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부인 김한나 씨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 등이 성우로 참여해 오는 6월 25일 북콘서트 행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회고록에는 둘째 아들인 최재형 감사원장과 관련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2017년 12월 둘째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와대에서 감사원장을 맡아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현 정부를 위해 기여한 것도 없고, 제가 갈 자리가 아니라고 사양했는데, 이미 대통령 결재가 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구나. 오직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봉사하면 된다”며 격려해줬다고 했다.

감사원장에 임명된 후 한 언론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최재형 원장은 유독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는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평생을 청렴하고, 강직한 삶을 사셨고, 승진이나 보직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삶을 사시는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보고 아들에게 한마디 했다. “이 세상에 자기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는 자식이 어디 있냐.” 그러자 최 원장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전직 대통령 관련 내용도 눈에 띄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 2011년 제6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초청됐을 때 일이다. ‘2011년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이 대통령이 참석한 건군 제6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초청돼, 이 대통령이 6·25전쟁 참전인사들을 둘러보면서 악수를 했다. 대통령이 내 앞으로 와 악수를 청하자,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각하, 부탁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늙은이들은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아서 바랄 것도 없습니다. 부탁드릴 말씀은 김일성을 추종하는 친북 좌익세력들을 척결해 주십시오. 이 한 가지가 마지막 소원입니다.”

최 고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 총무비서관을 지냈다. 박 전 의장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은 그는 박 전 의장으로부터 대통령 취임 후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각하 저는 목숨을 걸고 한강을 건넌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거절하고 해군으로 복귀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회고록에는 파킨슨병으로 11년간 투병하다 2009년 별세한 부인 정옥경 권사 곁에서 간병했던 사연, 일제강점기 때 초등학교를 3번이나 졸업하며 힘겹게 살아온 유년기와 일본 도쿄(東京)에서 중학교 유학 시절 병원과 식당에서, 또 신문 배달을 하며 고학했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또 100세까지 사셨던 부친인 독립운동가 최병규 옹을 지극정성 모셨던 스토리 등도 소상히 담겨있다. 회고록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2020년 12월 31일 문화일보는 ‘2020년 화제의 인물 10인’에 필자를 포함시켰다. 사회와 정부에 잔소리를 많이 했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최 고문은 그동안 학교와 군부대에서 안보 강연을 하고 모은 3000만 원을 해군 전사·순직자 자녀를 돕는 데 써달라며 지난해 11월 해군에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도 3000만 원을 해군에 기부했다. 그는 그간 두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롤모델’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와 해전 역사를 기록한 ‘민족 성지 고하도’와 6·25전쟁 때 함께 싸운 전우들의 활약상을 담은 ‘6·25, 바다의 전우들’이다.

한편, 해군도 ‘최영섭 평전(評傳)’을 4년 작업 끝에 4월 말 발간할 예정이다. 해군 사상 네 번째 평전이다. 창군 이래 수백 명이나 되는 장군 출신도 아닌 예비역 대령에 대한 평전 출간은 처음이다. “해군에서 펴내는 평전과 회고록이 나오면 내 인생은 마무리된 것이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부처님의 자비 덕분이지. 그리고 많은 분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어. 감사한 일이지. 보람되고 가치 있게 살았어.”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 관련기사 ]
▶ 3형제 이름 영섭·웅섭·호섭 앞글자 모으면 영웅호걸… 모두 직업…
▶ 최영섭 “文정부가 한미동맹 울타리 망가트리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 스님부터 가수까지 폭넓은 인맥…‘한번 통하면 오래 간다..
▶ 권리당원 80만명 중 ‘문빠’ 2000여명… 막강 실력행사 ‘권..
▶ 마쓰야마, 마스터스 우승으로 6755억원 돈방석 예상
▶ 윤석열 ‘정의·원칙’ 중시하는 형님 리더십…‘타협·조정능력..
▶ 내연녀 집에서 성관계…주거침입죄 성립할까?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프랑스 파리 병원 앞에서 총격…1명..
국내기업 5곳,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
제주 에코랜드서 관광 기차 전도…37..
“교도소서 性추행 당했다”…최순실, ..
윤석열 ‘동굴 속의 100일’
topnew_title
topnews_photo 양정철·김한길·권영세 등 여야 아우르는 정치인맥도“윤석열의 인맥은 사실 종잡을 수 없다. 한번은 스님을 동반한 적도 있었고, 가수를 데리고 나온 적도 있었다.”윤석열 전 총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한 인사는 1..
ㄴ 윤석열 ‘정의·원칙’ 중시하는 형님 리더십…‘타협·조정능력’은 검..
“차기 대권 지지율, 윤석열 36.3% 이재명 23.5% 이..
日정부, 13일 오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권리당원 80만명 중 ‘문빠’ 2000여명… 막강 실력행..
line
special news 마쓰야마, 마스터스 우승으로 6755억원 돈방석 ..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12일(한국시간) 마스터스 골프 대회 우승으로 207만달러(약 23억원)의 상금을..

line
‘택배차량 통제’ 강동구 아파트에 폭발물 신고… 경..
‘채널A’ 포렌식 강조했던 이성윤, ‘靑선거개입’엔 생..
강준만 “문재인 정권, 보수 응징 세력이지 진보 아..
photo_news
서현과 스킨십 서예지가 조종했다?…‘김정현 ..
photo_news
DJ DOC 정재용, 23㎏ 감량…“아이가 싫어할 ..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사랑 고백 후 들려오는 노래… “미안하다고 네게 말하고 싶어..
[지식카페]
illust
모든 대륙 품고 신화·설화 녹여내… ‘천일야화’ 잉태한 ‘세계의..
topnew_title
number 프랑스 파리 병원 앞에서 총격…1명 사망, 1..
국내기업 5곳,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입…하..
제주 에코랜드서 관광 기차 전도…37명 중경..
“교도소서 性추행 당했다”…최순실, 의료과..
hot_photo
‘클릭비’ 오종혁, 오늘 웨딩마치…..
hot_photo
‘배용준♥’ 박수진, 복귀는 언제?
hot_photo
토니안, 결혼할 기회 많았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