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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5일(月)
9일 KF-X 시제1호기 출고식…내년 5월 비행테스트 성공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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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홈페이지에 게재된 KF-X 시제1호기 롤아웃 홍보영상. 오는 9일 KAI 사천공장에서 롤아웃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KAI 홈페이지 캡처
▲  오는 9일 KF-X 시제기 롤아웃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방한 시 한·인니 국방장관 회담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  공군기지에 배치될 KF-X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  우리 공군 도입설이 거론되는 미국 보잉의 4.5세대 전투기 F-15EX. 강력한 무장 탑재능력이 강점이다. 보잉 제공
방한 인니 국방장관 KF-X 분담금 10% 축소, 50억 달러 차관, 현지 생산라인 설비 한국 부담 요구설 무성
F-15E 20대 도입 복병설까지 등장…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등 핵심 무장 조기 탑재가 관건


“2021년 4월,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전투기가 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홈페이지 팝업 영상 제목이다. 오는 9일 KAI 사천공장에서 역사적인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출고를 기념하는 롤아웃(Roll out)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보라매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지 꼭 20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진회색으로 도색된 국산 시제기를 선보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날 행사에는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실세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공군의 KF-X(한국형전투기) 사업 시제 1호기 출고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밀리터리 마니아 등 국민의 관심이 크다. 전 세계에 한국의 첫 전투기 개발 소식을 알리는 롤아웃 행사지만 넘어야 할 복병과 관문이 만만찮다. 우선 사업 분담금 지급을 늦춰온 인도네시아가 이번 프라보워 장관 방한 때 분담금 지분 10% 축소 및 50억 차관설 등을 들고 우리 정부를 상대로 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내년 5월로 예정된 첫 비행테스트에서 비행에 성공해야 KF-X 사업이 순풍을 달고 성공할 수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니 국방장관 9일 사천에서 열릴 KF-X 롤아웃 참석 한·인니 국방장관 회담할 듯

인도네시아가 밀린 분담금 정리 등 KF-X 공동개발에 계속 참여한다는 청신호를 보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1일 “프라보워 국방장관 등 인도네시아의 군 고위관계자들이 KF-X 출고식 행사에 참석할 것이란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측에서 이런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프라보워 장관, 마르수디 외교부 장관, 하디 타잔토 통합군 사령관, 파자르 프라세티오 공군참모총장 등에게 4월 예정된 KF-X 출고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후 양국은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군 고위관계자들의 행사 참석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왔다.

방산업계는 인도네시아가 이번 행사에 정부 및 군 고위 인사들을 파견하면 연체 중인 KF-X 개발 분담금 납부를 비롯한 공동개발사업 계속 참여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인도네시아 군 인사들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밀린 KF-X 분담금 문제와 잠수함 2차 사업 등 한·인니 국방협력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프라보워 장관과의 한·인니 국방장관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프라보워 장관의 방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인도네시아 측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국 국방장관 회담 여부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설명 드릴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출고식 날짜는 확인이 제한되며, 프라보워 국방장관 참석 여부는 긍정적 신호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니 국방, 분담금 20→10% 축소 및 50억 차관요구, 현지 생산라인 설비 비용 한국 부담 요구설

창군 이래 최대(8조8000억 원) 무기개발 사업인 KF-X 사업에 20%의 분담금을 내기로 했으나 계속 미납해온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분담금 지분을 10%로 낮춰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분담금 6044억 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데다 자체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전혀 갖추지 않아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 마당이다. 더구나 인도네시아가 미국의 F-15EX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구매 계획을 밝혔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KF-X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KF-X 사업비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7338억 원을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는데 올해 3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만 납부했다.

5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경제난을 호소해 온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우리 정부에 분담금 지분을 10%로 낮추고 최종 납입일자를 2025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이 난색을 표하자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할 KF-X 생산라인 설비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하고, 인도네시아의 농업자생생산력 강화비용으로 50억 달러 차관 지원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요구대로 분담금 지분을 낮추면 정부와 국내업체 분담금을 뺀 수천 억 원을 다른 방식으로 메워야 한다.

9일 시제1호기 출고식에 참석할 예정인 프라보워 장관이 분담금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정부와 협상을 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비율 축소 요구는 사실이 아니며 현재 20% 선을 유지하는 선에서 분담금 납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생산라인 설비 한국 부담 요구설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축소 및 50억 차관 요구설은 방사청에서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인니 복병 이어 새롭게 등장한 미 보잉의 F-15EX 도입설

KF-X 사업이 헤쳐나가야 할 복병은 인도네시아만이 아니다. 미국 보잉사의 최신예 4.5세대 전투기 F-15EX다. 우리 공군의 주력 F-15K의 성능개량 계획과 맞물려 F-15EX 도입설이란 또 다른 복병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측은 천문학적 액수의 F-15K 성능개량 비용을 깎고, 반대급부로 우리 공군은 F-15EX 수십 대를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F-15EX를 신규 도입해서 주력 전투기 공백을 메우자는 대안이다. F-15는 4세대, F-15EX는 4.5세대 전투기다. KF-X는 F-15EX와 같은 4.5세대에 속한다. 생산비까지 18조 원대 국방비로 국산 4.5세대를 개발하는 와중에 미국의 최신형 4.5세대 전투기 도입 얘기가 제기되는 것은 KF-X 사업 실패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F-15EX 도입이 현실화할 경우 KF-X의 양산 대수가 줄어들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 수출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공군의 주력인 F-15K도 낡아서 성능개량할 시기가 도래하는 점이 변수다. 기존 기계식 레이더를 최신형 능동배열주사(AESA·에이사) 레이더로 바꾸고 항공전자장비도 교체 대상이다. 성능개량 비용만 5조 원대를 상회해 F-15K 1대당 900억 원이 들어간다. 최근 미국 록히드마틴의 스텔스전투기 F-35A 가격이 대당 900억 원 이하로 떨어졌는데 4세대 전투기 1대 성능개량 비용이 5세대 전투기 1대 값과 맞먹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F-15K 성능개량 사업비로 약 3조4000억 원, F-15EX 20대 도입에 약 2조 원을 합쳐 5조4000억 원이 들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KF-X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 핵심무장 조기해결이 관건

4.5세대 F-15EX 도입설까지 부각되는 것은 KF-X가 현재 개발 중인 미완의 전투기인 점과 핵심무장 개발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장탑재량이 무려 13.4t에 이른다. 11t의 F-15 전투기, 8t의 F-35A를 압도한다. 웬만한 폭격기보다 미사일과 폭탄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무장 탑재가 최대 강점인 F-15EX가 들어올 경우, 양산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KF-X 사업 구상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F-X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1차분 40대, 2032년까지 2차분 80대를 양산한다는 복안이다. 1차 양산 블록(Block)-1에는 공대공 무장만 탑재될 예정이다. 공대지 무장은 2차 양산 블록(Block)-2부터 탑재될 예정이다. 공대공 전용 KF-X 블록-1은 F-15EX와 비교해 반쪽 전투기에도 못 미친다. KF-X 블록-2가 출시돼야 F-15EX와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하지만 이는 8년 뒤의 일이다. F-15K 성능개량 비용 인하를 내걸고 F-15EX 20대 도입을 추진할 경우 KF-X는 F-15EX의 위세에 눌릴 수밖에 없다. 이 역시 KF-X 시험비행 등이 예정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가정한 경우다.

더구나 KF-X 무장의 중추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독자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사업의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LIG넥스원과 함께 개발했지만 현재는 방위사업청이 ADD를 제외하고 업체 주관 개발로 추진 중이다. 사거리 수백㎞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외국의 사례에 비춰 개발 기간이 15년 정도 걸리는 게 상례다. 하지만 공대지 미사일 개발이 지연될 경우 KF-X 수출경쟁력 저하는 물론 F-15EX에 비해 전투 효율성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블록-1에 공대공뿐 아니라 장거리 공대지 무장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 공군 F-15K에 탑재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를 KF-X에 바로 통합하면 2026년 블록-1부터 공대지와 공대공을 완전무장한 4.5세대 KF-X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록-1에 탑재될 전투기용 AESA 레이더와 타우러스의 통합은 최대 1년 반이면 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ADD가 독일 타우러스의 기술 지원을 받아 타우러스를 국내에서 독자 개발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KF-X의 공대공 미사일은 영국과 독일의 중거리 미티어와 단거리 IRIS-T가 도입될 예정이다. 미티어는 사거리가 200㎞로 길고, 초음속 비행에 적합한 덕티드 로켓 덕에 대단히 빠른 편이다. 타우러스는 500㎞를 낮은 고도로 날아 요격을 피하고, 벙커도 뚫을 수 있는 공대지 미사일로, 미티어와 타우러스로 무장하면 KF-X의 수출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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