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韓정부 일반부채비율 42.2%로 OECD 평균보다 낮다는데…

“충당부채 규모 더하면 2019년기준 부채비율 91.4%”

정부는 “일시적 채무 늘더라도
확장재정으로 역동성 확보해야”

정부가 6일 ‘2020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가운데, 여전히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란 주장을 고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확장재정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지만, 지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미 한국의 재정상황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2020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설명하는 브리핑 자리에서 “지금은 일시적 채무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확장 재정을 통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경제 역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 등에 따라 2020년 한국의 실질성장률은 -1.0%로 주요 선진국보다 역성장 폭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체로 OECD 국가 평균과의 단순 비교를 통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하고, 확장 재정을 펼칠 여력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지원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절대적인 부채 기준으로 아직 OECD 평균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 정부의 일반정부부채는 42.2%로 OECD 평균 110.0%보다 낮다. 2009년 대비 2019년 일반정부부채 증가율 역시 한국은 10.8%로 OECD 평균인 18.8%에 비해 낮다.

그러나 정부가 예시로 든 일반정부부채가 실제 재정을 현실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간 싱크탱크 ‘K-정책 플랫폼’의 박형수 원장(연세대 객원교수)은 ‘K-정책 브리프: 국가채무 더 늘려도 되나’에서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 규모는 944조2000억 원에 달하고, 이를 포함해 계산한 2019년 말 기준 정부 부채비율은 91.4%까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만 상이한 기준을 써서 이 연금충당부채를 포함시키는 것은 재정위험을 과도하게 보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이런 것들을 모두 감안해 국제기구나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재정건전성을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연금충당부채 역시 결국 재정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재정건전성 상황을 진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 미국(달러화)과 일본(엔화), 유럽 선진국(유로화) 등 기축통화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이라 국가부채 증가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