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승패 상관없이 전면 개편… 제3지대와 통합논의 시동

승리 땐 새 지도부 구성 순탄
安합당·尹입당 주도권 쥘 듯

패배 땐 ‘역전’ 거센 후폭풍
내홍 속 野통합 축 역할 흔들

전문가 “뼈 깎는 혁신 있어야”

야권은 4·7 재·보궐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 모두 ‘2:0’으로 승리할 경우 제3 지대를 모두 흡수하는 ‘야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지만, ‘1:1’ 또는 ‘0:2’의 결과가 나온다면 제1야당으로서의 중심축을 상실한 채 표류할 수밖에 없다. 차기 지도부 구성 역시 이 결과에 따라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게 되면 당이 주축이 된 범야권 대통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도 대통령 선거 전 중도층으로의 확장이 필수불가결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어느 정도 격차를 벌리느냐가 관건이지만, 두 자릿수 이상으로 가볍게 승리하게 되면 대선을 치러낼 중심축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되는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 지대 후보군을 국민의힘으로 흡수할 동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히 “안 대표와의 합당은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 경험이 있는 만큼 실무적으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양당에서는 합당과 관련한 물밑 교류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 지도부 구성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선거 다음 날인 8일 종료되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현재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던 정진석 의원과 주 원내대표, 조경태 의원 등 다선 의원들이 당 대표 후보로 대거 거론된다. 다만 당헌 제74조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자가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지기 때문에, 그전까지 안정성을 위해 김 위원장을 재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단일 지도체제냐, 집단 지도체제냐를 두고도 이견이 있는 만큼 8일 의원총회가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또 선거 ‘승리’의 주역인 오 후보 역시 역할을 할 수 있다.

오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할 경우 국민의힘은 제3 지대에 ‘흡수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김 위원장,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모두 ‘패장’이 되므로 김 위원장의 ‘재등판론’은 사라질 전망이다. 결국 당면한 원내대표 선거를 먼저 치른 뒤,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권성동·김기현·권영세·장제원 의원 등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선거 책임론에서도 자유롭고, 야권 인지도도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장 소장은 이 경우 “‘안철수 리스크’가 야권에 새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이긴다고 해도 여권 심판에 대한 반사효과로 이긴 것”이라며 “앞으로 당 정체성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