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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8일(木)
박나래 “격렬한게 좋잖아요”…성희롱 논란, 문제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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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웹예능 ‘헤이나래’ (사진 = 유튜브) 2021.3.24.
유튜브 방송, 통신 분류...방송법 통제 안받아
MZ세대 TV 대체한 유튜브 영향력 날로 커져
전문가들 “허위 조작 정보·선정 자극적 영상 규제 돼야”


박나래가 유튜브에서 펼친 ‘성희롱 논란’은 공중파로 불똥이 튄 상태다. 유튜브 ‘헤이나래’가 폐지됐지만 그가 출연하는 방송에도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 등에 아우성이다. 출연자 보호를 이유로 시청자게시판을 닫은 후 현재는 게시판을 메뉴에서 아예 없앤 상태다.

하지만 이를 달리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단순히 방송 출연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유튜브가 TV 방송을 대체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충분한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시대 MZ세대를 장악한 유튜브 방송은 방송법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튜브 방송은 ‘방송’이 아닌 ‘통신’(부가통신사업자)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방송법은 방송의 정의를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 편성 또는 제작해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 설비에 의해 송신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규제 대상이 되는 ‘방송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방송채널사용사업자·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로 정의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방송법 제33조 심의규정에 따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표한다. 이 심의규정에는 헌법 준수, 가정생활 보호 등 전통적인 가치부터 양성평등, 방송광고 금지 품목 등 다양한 사항이 포함된다. ‘방송사업자’는 공익성과 공정성 등을 고려한 위의 기준에 따라 방송된 이후 방심위의 심의를 받는다.

이 때문에 현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 ENM이 TV 채널인 엠넷이나 tvN을 통해 프로그램을 송출하면 ‘방송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만, 유튜브를 통해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방송법’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박나래의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헤이나래’는 CJ ENM이 제작한 프로그램이었다.

10여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 CJ ENM이 방송 심의규정을 잘 몰랐을 리는 만무하다. 이는 ‘헤이나래’의 문제가 된 장면은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유튜브라는 플랫폼이기에 시도할 수 있었다는 방증이다.

한 지상파 PD는 이번 문제에 대해 “연기자인 박나래의 문제이기보다 제작진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연기자들은 제작진을 믿고 방송을 한다. 문제가 되는 장면은 제작진 차원에서 내보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유튜브는 이제 텔레비전을 대체하고 있다. 그런데 텔레비전은 시청 등급이 있지만 유튜브는 없다. 그만큼 유튜브는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방송법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니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현재 방송법에 준해 제작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제작진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방송법을 잘 숙지하고 있는 CJ ENM의 제작진도 이런 실수 (혹은 시도)를 하는데, 관련 법을 잘 모르는 소위 ‘유튜버’들은 훨씬 더 ‘대담한’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 박나래가 대중의 관심을 온몸에 받는 현재 잘 나가는 에이급 방송인이기 때문에 해당 방송이 크게 문제가 됐을 뿐이다.

유튜브 콘텐츠의 선정성과 폭력성은 나날이 발전하고 심화돼 범죄 현장까지 생중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튜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라 ▲스팸 및 현혹 행위 ▲민감한 콘텐츠(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 등)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규제 상품(총기류 등)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삭제하지만, 기준이 모호해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방심위도 유튜브 콘텐츠를 ‘통신’ 범주에서 적극 심의하고 있지만 효력은 미미하다. 방심위는 부가통신사업자의 콘텐츠를 통신심의 규정을 적용해 심의한다. 방송심의는 방송법에 따라 공공성과 공정성 유지 등이 목표지만, 통신심의는 불법·유해정보 금지라는 목표로 최소규제 원칙이 적용된다.

그마저도 방심위의 시정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국내 플랫폼과 달리 외국 사업자인 유튜브는 방심위의 영향력으로부터 훨씬 자유롭다. 이 때문에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유튜브와 비교해 비대칭적인 규제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더이상 TV로 방송을 시청하지 않는다. 유튜브 방송이 TV방송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규제가 전혀 없는 점은 문제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기존 매체는 사회적 감시도 많이 받고 국가기관이 규제를 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지켜보는 거다. 유튜브는 기존 매체 만큼 메이저가 됐다. 당연히 규제해야 하고, (영향력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너무 과도하게 억압을 하면 안 된다. 우리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는 것들에 한정해서 규제를 해야 한다”고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EU는 2018년 11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 개정안을 채택해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텔레비전·VOD·동영상공유플랫폼으로 나눠 유튜브·페이스북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도 규제의 틀에 넣었다.

관련 기관에서 이를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는 유튜브를 방송법에 포함한 통합방송법을 비롯해 유튜브를 겨냥한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유튜브를 포함하는 OTT 등을 포괄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방송법 개정은 십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않다.

최진봉 교수는 “유튜브까지 방송법에 포함시킬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공중파처럼 허가를 받는 방송사는 보도기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히 객관성에 대한 규제가 있다. 유튜브를 통해 나오는 (정치적) 의견 표명까지도 지상파와 동일한 형태로 규제하는 것은 반대한다. 허위 조작 정보나 선정적, 자극적 영상 등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에 한해 규제가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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