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3일 서울시와 첫 만남… 부동산정책 ‘협력’ 선회하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 기획상황실로 들어가고 있다. 신창섭 기자

市 도움 없인 공급 차질 판단
도심 공공재건축 민간 참여시
인센티브 유지案 제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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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가 오는 13일 국무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부동산 협상’에 돌입한다. 정부가 층고 완화와 공공주도 도심 정비사업의 민간 참여 시 인센티브 유지 등을 먼저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공약에 제동을 걸었던 정부 관계자는 9일 “서로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해 다소 달라진 기류를 내비쳤다. 부동산 정책마다 질타를 받아오면서 갈길 바쁜 정부가 먼저 양보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친 발언이다. 오 시장은 ‘1주일 안에 (서울시)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정부는 ‘큰 틀에서 정책 기조의 변화 없음’을 밝히면서 각을 세운 바 있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양측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오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의지의 문제”라고 말할 정도여서 최우선 과제임을 내비쳤다. 정부도 전날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부동산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서둘러 진행될 분위기는 확실하다”며 “상황(국무회의)이 만들어진 후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양측이 원하는 게 분명하게 있기에 윈윈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만나야 할 상황이면 (정부 측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모두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서울시는 정부와 여권 주도의 시의회 협조 없이는 주거지역 용적률 상향이나 비강남권 상업지역 확대, 민간 참여의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36만 가구 공급이란 공약을 달성하기 어렵다. 정부도 서울시가 돕지 않으면 5·6, 2·4 공급대책 달성은 불가능하다. 여러 정황상 정부가 좀 더 조급한 입장이다. 이미 정부는 2·4 대책에서 밝힌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재개발 등의 선도지역 및 사업 추진 일정을 공개하고 차질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서울시와 갈등을 빚으며 공급 계획에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공공재개발과 같은 도심 공공정비사업에 민간이 시행사로 참여해도 인센티브 부여 수준을 공공 시행사 참여에 버금가도록 허용하거나, 35층 층고 제한 완화를 허용하는 정도의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재건축 등과 같은 정비사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인센티브를 확대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뒀다.

박정민·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