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호찌민서 첫 한국·인도인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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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왑닐 데쉬무크(39)·조예니(33)

치과위생사로 9년간 근무했던 저(예니)는 우연히 베트남 호찌민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2019년 베트남에 오게 됐습니다. 남편 닐은 인도 사람이고, 디지털 뱅킹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어요. 저를 만났을 때는 캄보디아에서 일할 때였죠. 닐은 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청각 장애가 있는 분들을 바리스타로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호찌민에 온 지 한 달쯤 됐던 어느 날, 저는 혼자 시내의 바에 갔어요. 닐이 “한국인이세요?”라며 말을 걸었습니다. 닐은 베트남에 잠시 여행 온 거였죠. 닐과의 대화는 아주 즐거웠습니다. 둘 다 토끼를 좋아해 신이 났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진취적이고 착한 닐에게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후 캄보디아로 돌아간 닐이 항공권까지 끊어주며 저를 초대했습니다. 그때 닐이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학교도 방문했는데, 장애우들을 편견 없이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깊어진 감정에 저희는 열심히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의 장거리 연애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 닐이 큰 결심을 하고 호찌민으로 옮겨 왔습니다. 닐과 함께 생활하게 됐고, 닐의 토끼 두 마리도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같이 기르고 있습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 3월 말 부부가 됐습니다. 한국에서 결혼하고 싶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하다가 더는 미룰 수 없어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제3국이라 쉽지 않았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 성공했습니다. 호찌민에서 한국인과 인도인의 결혼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앞으로도 저희 부부는 항상 겸손하고 서로를 존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렵게 결혼한 만큼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살겠습니다.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