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직원 게시판에 “김어준 퇴출하라” 글 봇물

TBS예산 70%이상 市서 지원
“與편향 방송에 세금낭비 안돼”

오세훈 서울시장이 4·7 보궐선거로 복귀한 서울시에서 ‘편파 방송’ 논란을 빚은 tbs 교통방송 개혁과 방송 진행자 김어준 씨 교체 요구가 직원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다.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은 친정부 편향 프로그램으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시청 내부 직원 익명게시판에 ‘tbs 좀 말려줘요’라는 글을 쓴 직원 A 씨는 “tbs에 들어가는 예산은 눈먼 돈이냐”며 “정치 편향적인 사람들 다 정리하고 시정소식과 음악만을 선사할 진행자로 바꿔달라”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 B 씨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너무나 더불어민주당 쪽에 편향돼 있다”며 “교통방송이란 취지에 맞게 시사프로는 없애고 교통방송에만 전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보궐선거 당일 글을 쓴 B 씨는 이어 “선거 기간에 ‘생태탕’ 증언만 계속 내보내고 너무 노골적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출발한 tbs는 운영 예산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2019년 기준 예산 506억 원 중 422억 원(83%)을 서울시에서 받았고,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출범 후에도 서울시가 전체 예산의 70%가 넘는 400억여 원을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 시절 편성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의 시사 프로그램은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100만 구독자 만들기 캠페인(‘#1합시다’) 홍보 영상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숫자 ‘1’을 외쳐 정치 편향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는 오 시장이 tbs 개혁에 나선다고 해도 93%가 민주당 소속인 서울시 의회가 의결권을 행사해 제동을 건다면 개혁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서울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한 김어준 씨 등에게 과태료 처분을 해달라는 시민단체 진정에 대해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회신으로 민원 처리를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과태료 부과 판단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특별히 결정기한을 두지 않은 만큼 시간을 끌면서 결국 과태료 부과를 뭉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지영·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