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박형준 시장 인사 폭은…서울시 ‘미세조정’ 부산시 ‘원포인트’

서울시 1급 간부 물갈이 않고
사의 표명한 행정1부시장에
전직 고위 공무원 등 하마평
정무부시장은 안철수 추천 유력

박형준 부산시장 “정책 혁신”
행정자치국장·비서실장 임명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자진 사퇴한 지 10년 만에 서울시 수장으로 복귀하면서 내부에서 대폭 물갈이 인사가 예고됐지만, 실상은 ‘미세조정’을 하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서정협 행정1부시장과 김학진 행정2부시장이 8일 오 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전날 김우영 정무부시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이 전부다. 박원순 전 시장 때 관행처럼 굳어졌던 지방선거 이후 1급 간부들의 사표 제출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청 본청은 조직 안정을 위해 소폭만 손대는 대신 ‘공석’이 많은 산하기관장을 선거 캠프 출신 인사들로 임명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 소통할 정무부시장 인선도 관심을 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의를 표명한 서 부시장과 김 부시장은 오 시장이 후임 내정자를 발표한 후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행정1부시장 내정 후보로는 서울시와 청와대·행정안전부를 거친 전직 고위 공무원 등이 거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2부시장은 주택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외부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이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정무부시장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 당선을 도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 추천 인사가 들어올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정무부시장은 민주당 시의원들과의 소통 가능 여부가 특히 중요한 자리라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뜻밖에 시청 내부 고위직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산하기관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보궐선거 당일인 7일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물러났고 서왕진 서울연구원장, 홍영준 서울시복지재단 대표도 사퇴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이달 임기가 끝나며 서울장학재단과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도 공석으로 남아있다. 이밖에 박 전 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기관장으로 있는 120다산콜재단, 서울사회서비스원, 서울평생교육진흥원도 기관장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시 산하 최대 공기업으로 박 전 시장 때 임명된 인사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도 인사 파고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에선 박형준 신임 시장이 요직 2명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정책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박 시장은 시정 살림과 인사권을 담당하는 행정자치국장에 김광회 상수도사업본부장을, 비서실장에는 김봉철 재정혁신담당관을 임명했다. 김 국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박 시장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 정책통이다.

노기섭·부산=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