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과 함소원, ‘아내의 맛’ 과장된 연출 시인…사과로 끝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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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과 출연자 함소원이 최근 불거진 방송 조작 의혹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한동안 침묵하다가 네티즌들의 집요한 문제 제기가 수그러들지 않자 고개를 숙였으나 잊을 만하면 재발하는 ‘관찰 예능’의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점에서 뒷맛이 씁쓸하다.

함소원은 남편 천화(陳華)와 출연했던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주요 내용이 조작된 것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8일 자신의 SNS에 의혹과 관련해 “맞습니다. 모두 다 사실입니다. 저도 전부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과장된 연출하에 촬영하였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밝혔다.

TV조선 측에서 이날 오후 먼저 사과 입장을 내놓은 이후다. TV조선 측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라며 “그런데도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합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을 13일을 끝으로 시즌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고 덧붙였다.

‘아내의 맛’은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미스터 트롯’을 성공시킨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장이 이끄는 프로그램이다. ‘미스·미스터 트롯’과 함께 TV조선 예능을 대표하고 있다. 지난달 종영된 ‘미스트롯2’는 시청률이 30%대를 넘나들며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고, ‘아내의 맛’도 7%대의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함소원의 중국 시부모 별장 가짜 의혹, 함소원의 시어머니 ‘마마’ 막내 이모 대역 의혹 등 여러 가지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구나 많은 시청자가 함소원과 TV조선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한동안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다가 결국 사과문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함소원-천화 커플은 2018년 6월 ‘아내의 맛’에 합류한 이후 무려 2년 9개월여 동안 출연했다. 매회 작가 미팅 등을 통해 검증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시청자의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매우 안일한 대응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얼마 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 만에 전격 폐지된 것과 비교해 볼 때 너무 느슨한 조처라는 인식이 많다.

아울러 SBS ‘동상이몽2’에 출연했던 박수홍의 가족 분쟁 등에서 볼 수 있듯 ‘관찰 예능’의 폐해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청률에 연연한 나머지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하는 관찰 예능에서 오히려 연출된 모습들의 부작용이 더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찰 예능의 진솔함에 쏠린 시청자의 관심을 생각할 때 이쯤에서 시청률도 좋지만 진정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