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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13일(火)
文정부 2018년 16.4%인상 ‘최고수준’…2021년엔 1.5% ‘역대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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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부터 2022년도 최저임금 협상

급격 인상후 일자리 감소 후폭풍… ‘1만원 공약’ 놓고 갈등 증폭 예고

勞 ‘1만원’ 요구 들어주려면 14.7% 인상해야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선정 놓고도 기싸움 팽팽
최저임금법 위반신고 급증… 합의실패땐 勞투쟁우려

코로나 장기화로 소상공인 여력없어… “동결”
호주 2019년 기준 12.6달러… OECD국 중 최고
美 바이든 ‘2배 인상 법안’ 제출했지만 상원서 부결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최저임금 협상은 매년 노사 간 팽팽한 갈등 속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노동계가 현재 시간당 8720원인 최저임금을 문 대통령이 공약한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갈등이 증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시급이 1만 원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두 자릿수인 14.7% 상승이 필요하다. 경영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를 이유로 큰 폭의 인상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문 정부가 공약한 최저임금 시급 1만 원을 달성하라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최저임금 심의를 마무리하는 공익위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문화일보는 근로자의 권리와 합리적 경영권 사이에서 표류하는 최저임금의 작동 방식과 논란 등에 대해 정리했다.

▲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최저임금제도란

최저임금제도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고용인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한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매년 인상안을 의결해 정부에 제출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결정해 고시한다. 여기서 최임위는 근로자 대표위원 9인, 사용자 대표위원 9인, 공익 대표위원(고용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위촉) 9인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이후 고용인은 최저임금액,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임금의 범위, 적용제외 근로자의 범위, 효력 발생일 등을 근로자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거나 그 외 적당한 방법으로 근로자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또 고용인은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액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


2. 한국과 주요국에선 언제 도입했나

최저임금제도가 역사상 처음 제도권에 도입된 것은 19세기 말 뉴질랜드에서다. 1894년 뉴질랜드의 ‘산업조정중재법’을 효시로 해, 1896년 오스트레일리아의 ‘공장상점법’, 1909년 영국의 ‘임금위원회법’이 제정됐으며, 1911년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등에서 실시됐다. 1928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최저임금결정기구의 창설에 관한 조약’을 비준하고 보급에 힘씀으로써, 세계 경제공황 이후 각국에 널리 보급됐다.

우리나라는 1953년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되면서 제34조와 제35조에 최저임금제의 실시 근거를 뒀으나, 당시 한국 경제가 최저임금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 규정을 운용하지 않았다. 실질적인 시행은 1980년 말부터다. 1986년 12월 31일에 최저임금법을 제정·공포하고 1988년 1월 1일부터 실시했다. 이때만 해도 적용대상이 10인 이상 제조업에 한정됐으나 그 이후 적용대상 사업체 규모 및 산업이 확대됐다.


3. 최근 대폭 인상 움직임 왜?

노동계는 2020년과 2021년 최저임금 상승 폭이 역대 최저였던 점을 들어 올해 정해지는 2022년도 최저임금은 큰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이유로, 2021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를 이유로 최저임금이 각각 2.9%, 1.5% 인상되는 데 그쳤다. 1.5%는 최저임금이 도입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 폭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8∼2019년 각각 역대 최고로 최저임금을 인상시킨 후폭풍이라는 지적이다. 문 정부는 최저임금을 2018년에는 16.4%, 2019년에는 10.9%로 각각 두 자릿수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증가했고, 일부 업종에서는 사장이 아르바이트생보다 적게 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노동계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낮춘 결과 문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역대 정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4. 노동계는 1만 원 주장하는데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협상에서도 ‘시급 1만 원’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양대 노총 위원장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1만 원 달성을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경영계에서는 표면적으로 최저임금이 시급 1만 원에 미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1만 원을 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휴수당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됐는데, 이를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1만474원이다. 정부도 1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에는 난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정부 초기 2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여파로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정부가 실시한 ‘최저임금 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고용을 줄이고, 근로시간을 단축해 비용을 절감하는 기업이 상당수 존재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축소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급격히 인상하면 추가 고용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5. 경영계 입장은 무엇인가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올해 최저임금을 삭감하거나 최소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돼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임금 지급 능력이 떨어져 더 이상 임금을 올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지만, 최저임금은 95% 이상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문제인 만큼,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충분히 고려한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문 정부 초기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현 정부 초기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지난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 임금을 받은 노동자 비율이 역대 2번째로 높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률(누적)은 32.8%로 주요 7개국(G7)보다 약 1.4∼8.2배로 높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6번째다.


6.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나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최임위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최임위가 90일 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 최종적으로 고시한다. 고시를 앞둔 이의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최임위는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최임위는 △노동계 대표인 근로자 위원 9명 △경영계 대표인 사용자 위원 9명 △정부 측이 인선해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이 각각 인상률을 제시하면 이를 기반으로 논의를 거쳐 이견을 좁히고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경우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내 표결하는 식으로 심의 절차가 진행된다.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파행을 빚는 등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7. 과거 인상 추이는

최근 20년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시급을 기준으로 매년 10% 내외를 유지했다. 2000년 1600원에서 2001년 1865원으로 16.6%가 인상돼 2000년대 들어서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후에는 2002년 12.6%, 2003년 8.3% 등으로 10% 안팎이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2017년까지 10% 미만의 상승률을 이어왔다. 2009년 4.9%, 2010년 2.6%, 2011년 5.1% 등을 유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집권 후 처음 결정된 2018년 최저임금은 문 정부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과 맞물려 전년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나 급등하면서 많은 논란과 민간 부문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2019년에도 10.9%를 올려 10%를 넘겼지만, 이후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과 코로나19 상황 등 여파로 2.9%, 1.5% 등 인상에 그치면서 매우 낮은 수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021년도 인상률은 제도를 도입한 1988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8. 합의 실패 땐 어떻게 되나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립이 치열한 만큼 양측 위원이 합의 도달에 실패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양측이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 시한까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최저임금 고시 날짜인 8월 5일로부터 20일 전인 7월 16일까지 재차 합의에 들어간다. 지난해까지 10년간 법정 시한은 단 1차례 지켜졌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최저임금이 고시돼도 문제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이 취임 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했었기 때문에 늦게라도 이를 이행하라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이 노동계 요구만큼 높게 결정되기는 어려운 탓이다. 최종적으로 노동계가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될 경우, 이를 빌미로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 해외 주요국들은 얼마인가

OECD 국가 중에서는 호주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가장 높다. OECD 통계에서 가장 최신 자료인 2019년 기준으로 호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2.6달러로 1위며, 프랑스가 12.1달러로 2위다. 독일(11.8달러)과 네덜란드(11.0달러), 영국(10.5달러), 캐나다(10.2달러)가 10달러 이상으로 상위 국가다. 같은 기간 기준 한국은 8.6달러로 7.3달러인 미국보다 순위가 높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최저임금을 2배로 인상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약 1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회예산국의 보고에 따라 미국 상원은 해당 법안을 부결한 바 있다.


10. 최저임금 미지급 처벌은

사용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해 임금을 지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거나, 2가지 벌칙을 같이 받을 수도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 적용제외 근로자의 범위, 최저임금의 효력 발생 연월일 등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해당 내용은 근로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를 알려주지 않을 경우에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근로자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며 사업자를 신고해 시정 조치하거나 또는 형사처벌 등 제재한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2016년에는 1801건이었으나, 2018년 2425건으로 2000건을 넘더니, 2020년에는 2901건으로 3000건에 육박한 상황이다.

정선형·송유근 기자
e-mail 정선형 기자 / 경제부  정선형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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