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7년 만의 만남… 그리고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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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규(29)·김지은(여·30) 부부

저(현규)는 2012년 대구의 한 사범대에 입학해 참석한 신입생 MT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다른 과 선배였던 아내는 제가 배정된 조의 조장이었습니다.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어딘가 서툴고 어수룩한 아내 모습에 빠져들었습니다. MT가 끝나는 날 용기를 내 ‘같이 밥 먹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저를 그저 후배로만 여기는 모습에 차츰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7년이 지난 2019년 군 복무를 마친 저는 아버지 직장이 있던 경북 안동에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들어오더니 주문은 하지 않고 저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거듭된 재촉에 겨우 주문을 마친 그 손님이 내민 카드에서 저는 ‘김지은’이라고 쓰인 이름을 봤습니다. 음료를 준비하다 그 이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떠올린 저는 미친 듯이 심장이 뛰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며칠 동안 저는 대학 선후배, 동기들을 수소문해 아내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휴대전화에 번호를 저장하고 SNS 친구 새로고침을 하는 순간 카페에 왔던 손님 모습이 떴습니다. 저는 바로 ‘누나! 누나였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취업준비생인 제 모습과 이미 유치원 교사로 사회생활을 하는 아내가 비교돼 두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눈치챈 아내가 먼저 “나 기다리는 거 잘해”라고 말해줬고, 그 말에 힘을 얻어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연애를 시작한 후 저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5종류의 자격증 시험에 모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3일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부부가 됐습니다.

“아는 동생에서 남자친구, 남편이 되기까지 일들을 떠올려보니 정말 내게 여보는 운명이야. 우리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거야. 옆에서 항상 응원하고 사랑할게. 사랑해 지은아!”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