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기업 구내식당 급식 개방’ 논란… 시민단체 “공정위, 직장인 밥상 간섭 말라”

직장인들 “급식 질 하락 우려”

대기업 구내식당 급식 공급처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기업 구내식당 단체급식 일감을 외부로 개방키로 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치를 놓고 시민단체까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유연대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변호사모임 등 7개 시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공정위는 직장인 밥상 간섭을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은 “대기업집단의 단체급식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작됐고, 직원들의 먹거리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전문 사업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라며 “이를 다른 기업과의 경쟁제품으로 인식해 무조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공정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기업 입장에서 ‘억지춘향격’으로 직원 밥상을 개방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급식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은 모르겠지만, 대기업 등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단체급식은 결국 급식업체 능력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중소 급식업체에 문호를 개방한다고 하지만,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급식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사실 현재 급식은 회사가 복지 차원의 지원으로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데, 외부 업체가 들어오면 품질이 저하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