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8개월’ KIMCo, 제약업계 혁신 플랫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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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社 70억 출자한 컨소시엄
민·관 협업 신약개발 공동투자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출범 즉시 감염병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혁신 신약 발굴을 추진하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구심점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IMCo는 개별 기업이 손대기 어렵지만 성과가 시급한 분야에 산업계의 역량을 결집, 공동 투자하고 성과를 내자는 취지로 지난해 8월 출범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의 컨소시엄이다. 출범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56개 제약사가 이 같은 컨소시엄의 필요성에 공감해 총 7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출자했다.

KIMCo는 출범 직후 곧바로 보건복지부의 ‘치료제·백신 생산장비 구축지원 사업단’에 선정됐다. 첫 행보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산시설 지원에 나선 것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생산 고도화를 위한 장비 구축과 감염병 분야 제조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1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사업 수행기관이 된 KIMCo는 ‘세부과제 선정 및 과제협약과 평가’ ‘사업추진에 관한 사항 심의·의결’ ‘행정지원’ 등으로 사업을 총괄하며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5개 기업에 감염병 생산 설비 구축을 지원했다. KIMCo를 통해 지원받은 GC녹십자는 정제 자동화기기, 농축시스템 등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장비를 구축했고 대웅제약은 신·변종 감염병 치료를 위한 주사제 생산설비를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KIMCo는 한국형 민관협업 컨소시엄 체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공동투자·개발 플랫폼으로 KIMCo가 첫발을 뗐지만, 제약·바이오 선진국에서는 국영펀드나 민간지원, 민관합동형 파트너십(PPP) 형태 등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신약개발 성공 확률은 0.02%에 불과하지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긴급상황에 백신·치료제 개발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서다.

KIMCo는 해외 컨소시엄처럼 신약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을 민관협업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발굴한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수출에 만족하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 직접 선보일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까지 전 과정을 완주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현재 KIMCo는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 등 180여 곳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블록버스터 후보군을 조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벨류에이트파마가 지난 3월 기준 집계한 국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919개에 달하는데, 이 중 희귀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가능성이 큰 품목을 선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경화 KIMCo 대표는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블록버스터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후기 임상을 감당하고 위험을 분산할 초대형 메가 펀드의 구축과 이를 지원할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