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금수사 말라”…이성윤, 안양지청 지휘부에 ‘외압’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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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2019년 통화” 진술 확인

李, 지청장과 연결고리 없자
차장에게 압력 행사한 의혹
이현철 당시 지청장에게는
반부패부 검사가 전화 걸어
사실상‘자백’확보 수사박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년 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검사 비위 보고를 수원고검에 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검찰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소속 검사가 이현철(당시 안양지청장) 서울고검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구체적 정황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 조사를 받은 복수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지난 2019년 6월 19일 안양지청의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정황 포착’ 보고서를 제출받은 직후 배용원(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 전주지검장에게 연락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 소속 검사도 이 지검장과 별개로 이 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 안양지청 수사팀에서 작성한 보고서 작성 경위 등을 따져 물었다고 한다.

검찰은 안양지청장과 차장검사, 수사팀 검사 등을 조사하면서 반부패강력부가 외압을 행사한 핵심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검사 비위 혐의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피혐의자로 이규원 검사를 적시했다. 보고서는 혐의 사실로 자격모용공문서작성(출국금지 승인요청서에 위임 없이 서울동부지검장 대리 사인)과 허위공문서작성(허위 사건번호 기재) 등을 기재하면서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이 관할 지검 검사장에게 입건 지휘 여부 등 검토 필요”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당시 지휘부 압력 등에 따라 수사팀은 보고서 내용과 달리 수원고검에 비위 사실을 보고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대검 반부패강력부 연락 직후 안양지청장은 “대검에서 (6월 18일 작성한 보고서)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한다”고 수사팀에 전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를 받은 복수의 핵심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장이 아닌 차장에게 전화한 것은 (안양지청장과) 연결고리가 없어 같은 호남 인사인 배 차장에게 전화했을 것”이라며 “대신 (안양지청장과) 대학교 동문이자, 같은 곳에서 근무한 다른 반부패강력부 검사가 이현철 지청장과 통화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이 지검장이 소환 조사에 응한 것과 무관하게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백과도 같은 당시 안양지청 지휘부의 진술과 여러 버전의 안양지청 검사의 보고서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전까지 3차장으로 이 지검장을 중앙지검에서 보좌한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수사팀 수사 결과에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 이유로 알려졌다.

전날 이 지검장 측은 A4용지 6페이지에 이르는 장문의 입장문에서 배 지검장에게 연락한 사실 등을 단 한 줄도 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의 출발점이 된 공익신고자는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관계를 쏙 빼놓은 입장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과 배 지검장은 당시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 등을 묻는 문화일보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윤정선·이해완·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