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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19일(月)
미·일 ‘탄력 동맹’과 변방 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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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前 외교부 차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대면 정상회담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키워드가 ‘가치(value)’와 ‘중국(China)’임을 고려할 때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고 중국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일본임이 확인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두 민주국가가 중국·남중국해·동중국해·북한을 포함한 문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고 중국-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중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지만, 과학기술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도출해 미·일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공동성명에 명기된 ‘경쟁력 탄력 파트너 관계(Competitiveness and Resilience Partnership)’는 미·일이 함께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보건과 기후변화 등 인류 보편적 어젠다에 동맹을 접목해 탄력성을 발휘해 간다는 것으로 읽혔다.

역시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문제다.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에 대한 약속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로 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한동안 듣지 못했던 CVID가 미·일 정상회담장에서 튀어나왔다. 그러나 정상회담 후에 배포된 공동성명에는 CVID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명기됐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지난 3월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2+2)에서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올바른 용어라고 했던 문재인 정부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공동성명은 ‘한국과의 삼각 협력이 우리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명기해 북한 문제와 더불어 역내 안보와 경제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한·미·일 협력이 긴요함을 강조했다. 우려되는 점은, 미·일 공동성명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호주·인도·아세안 다음으로 한국을 언급한 것이다. 순서가 꼭 우선순위를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한국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에 들어가지도 않고, 동남아 지역에서 미·일 등과 구체적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없으니, 이들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결국, 이번 미·일 정상회담으로 인해 5월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부담이 늘어났다. 지난달 한·미 2+2는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말이 빠지고 ‘양국 장관들은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했다’고 해 북핵 문제를 기후변화와 비슷한 수준의 제3자 이슈처럼 다뤘다는 비판을 받았다. 5월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정도는 명확히 공동성명에 넣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과학기술 혁신에 있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중요한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함께 넣어 말 그대로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의 진수를 보여주지 못하면 또다시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을 면키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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