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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지적 문화 시점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20일(火)
‘회장님 회장님…’·‘네로 25시’ ·‘여의도 텔레토비’… 1990~2000년대 풍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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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자의 발자취

정치 풍자는 엄혹한 시대의 빛과 같았다. 권력에 굴종하지 않는 입 하나로 대중을 쥐락펴락하고 정치인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존경을 받았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세상을 떠난 미국의 래리 킹을 비롯해 일본 유명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北野武)는 여러 프로그램 외에도 저서 ‘위험한 일본학’을 통해 고국의 폐부를 찔렀다.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무능한 정치인을 비판하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된 고등학교 교사 역을 맡았던 코미디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2019년 실제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도 놀라운 희극이다.

국내 방송가에서도 풍자는 코미디의 중심축 중 하나였다. KBS 2TV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쇼 비디오 자키’의 ‘네로 25시’가 대표적이다. 두 프로그램을 각각 이끈 고 김형곤과 최양락은 풍자 개그를 바탕으로 당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최양락은 MBC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진행하며 후배 방송인 배칠수와 함께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의 목소리를 성대모사하는 풍자 코너 ‘3김 퀴즈’를 7년간 선보이기도 했다.

그 배턴을 이어받은 후배 코미디언들은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다양한 정치·시사 코너를 시도했다. ‘민상토론’을 비롯해 ‘사마귀 유치원’ ‘소비자 고발’을 선보였고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LTE 뉴스’와 ‘살점’ ‘내 친구는 대통령’ 등의 코너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잇단 민원 제기와 시청률 하락으로 방송가에서 밀려난 코미디언들의 정치 풍자는 유튜브에 똬리를 틀었다. ‘강성범TV’(35만3000명), ‘김영민의 내시십분’(13만4000명), ‘최국의 가짜뉴스’(9만9400명) 등이 대표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LTE 뉴스’를 진행했던 강성범 등 TV에서 정치 풍자를 다뤘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다만 좌파 혹은 우파 채널로 양분화되며 특정 정치성향을 가진 구독자만 몰리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를 토크쇼 및 토론 형식으로 다룬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았다. JTBC ‘썰전’이 대표적이고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등 비슷한 질감을 가진 프로그램들이 각 종합편성채널에 줄줄이 론칭됐다. 이 외에도 ‘여의도 텔레토비’와 같은 히트작을 낸 ‘SNL코리아’를 비롯해 MBC ‘명랑히어로’, SBS ‘블랙하우스’ 등이 예능과 시사를 접목시킨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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