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재용에게, 삼성생명은 가족분할’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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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상속’은 어떻게

법정상속비율 적용하지 않을듯
재계 “李부회장 지배력 커질 것”

삼성 일가가 28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도 핵심인 이 회장의 계열사 보유 지분 배분 방안은 유보해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에 대한 지배구조를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이 회장의 보유 지분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결과는 삼성 일가가 지난 26일 금융당국에 신청한 이 회장 삼성생명 지분 공동 보유 신청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한인 60일(최장) 안에 나올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생명 대주주인 상황이어서, 심사 대상은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4.1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 삼성 계열사 주식 가치는 약 19조 원이다. 부동산 등을 합쳐 상속세 규모만 12조 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분 배분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재계는 단순 법정 상속 비율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법정 상속 비율만 적용하면 홍 여사가 9분의 3(33.33%), 세 남매가 각 9분의 2(22.22%)지분을 받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은 각각 0.06%, 0.70% 수준에 그친다. 유족 간의 합의를 거쳐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을 이 부회장에게 넘기고 삼성생명 지분을 가족 4명이 나눠 갖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삼성은 크게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 일가가 금융당국에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분할하지 않고 공동 보유하겠다고 신고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상속인 간 분할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보다는 이날 상속 지분을 공식 발표한 뒤 지분 분할률을 수정 신고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