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토종 SNS’ 싸이월드, 메타버스 타고 돌아온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제트, 홈피 접속 재개… 5월말 본격 운영

고객DB 180억개 복구 진행
AR·XR 모바일 버전도 개발
다른 게임서‘도토리’활용도

업계“복고에만 의존땐 실패
차별화된 서비스 해야 성공”

2000년대를 풍미하며 ‘국민 SNS’로 불렸던 싸이월드가 이달 말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가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토종 SNS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SNS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운영권을 보유한 싸이월드제트는 최근 싸이월드 웹페이지 접속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서비스 중단 이후 16개월 만이다.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에 처음 등장한 국내 대표 SNS다. ‘미니홈피’라는 팝업 형태의 소셜 서비스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스마트폰이 본격 도입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고 이내 이용자가 급감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부활의 물꼬를 튼 것은 올해 초다. 신설법인 싸이월드제트가 경영난으로 폐업 상태였던 싸이월드 운영권을 양수받으면서 서비스 정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스카이이앤엠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법인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달 말부터 아이디 찾기 및 도토리 환불 서비스를 시작한다. 싸이월드가 2019년 서비스를 중단하던 당시 회원 수는 약 1100만 명, 도토리 잔액은 38억4996만 원에 달한다. 도토리를 1개 이상 보유한 싸이월드 회원 수는 276만 명이다. 과거의 도토리를 가진 고객은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도 있고 2배의 ‘진화된 도토리’로 바꿀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데이터 복구 작업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최근 “싸이월드 서버 접속 결과 고객 데이터베이스(DB) 180억 개가 유실 없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싸이월드제트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가상화폐 등을 앞세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모바일 플랫폼 제작 및 증강현실(AR)·확장현실(XR)을 적용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인 에프엑스기어와 싸이월드의 기존 서비스 복구 및 모바일 버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월드제트는 가상화폐 사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싸이월드에서 기존 사용되던 도토리를 대형 게임사와 호환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레트로(복고)’ 트렌드가 유행을 타고 있는 만큼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10·20세대에는 신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2019년 10월 지디넷코리아가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함께 3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싸이월드 부활 가능성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67.5%를 차지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은 32.5%였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