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부동산 실패에… 전문가 “경제의 정치화가 패착”

“수출 비중 큰 경제 현실 무시
주택 공급보다 투기세력 초점”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 야심 차게 추진한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리한 속도론과 시장의 정치화를 이유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경제 현실을 무시한 이념 위주의 아마추어리즘이 시장의 역공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두고 “주로 내수 경제의 비중이 큰 나라에서 적용되고 우리처럼 수출 비중이 큰 나라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한 건데 결국 계속 높일 수 없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불며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두고는 시행 초부터 많은 전문가가 이견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를 강행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인위적으로 2년 만에 29.1% 올린다는 것을 경제가 감당할 수 없었다”며 “경제 주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대응조차 못 하는 상황’인데, 정부의 성급한 기조가 시장 주체들이 극단적으로 반응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또한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의도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시장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에 무리하게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선언했지만,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실패를 자인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전문성과 정치 편향성을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는 “집권 초부터 건설업이 부의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봤고 공급 중심보다 수요 중심 정책을 쓰며 정치적으로 투기세력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