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투기 자체조사… 10만명 훑어 수사의뢰 16명 뿐

광역지자체 13곳중 7곳은 ‘0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경쟁적으로 시작했던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의 소속 공직자에 대한 개발지역 불법거래 자체 조사가 용두사미에 그치고 있다. LH발 투기 의혹 폭로가 10일로 70일을 맞은 가운데 광역지자체들이 그동안 조사한 총 인원만 공무원과 직계존비속 등 10만 명에 육박하지만, 투기 의혹으로 수사 의뢰한 인원은 16명에 불과하고 7개 시·도에서는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일보가 이날까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조사 결과를 발표한 13개 시·도의 부동산 투기 조사 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조사 인원은 총 9만6480명이었지만 투기가 의심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인원은 부산·대구·대전·세종·경기·경남 등 6개 시·도에서 총 16명으로 집계됐다. 인천·광주·울산·충북·전북·경북·제주 등 7개 시·도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충남·전남은 조사 중이고 서울은 조사 미정이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기준 모두 2082명에 대해 내사·수사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219명을 검찰에 넘겼다. 수사 선상에 오른 국회의원과 전·현직 고위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은 모두 17명이지만, 검찰 송치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