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中企’ 해외진출 적극 지원… ‘945억 수출’ 성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재훈(오른쪽 앞에서 세 번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해 9월 체코에서 신규 원전 관련 체코 기업인들과 원전 전주기 협력 체계 구축 및 현지화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수출 활성화 파트너십 시행
마케팅 돕고 홍보비 등 지원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 찾아
구매 상담 시장개척단 운영

외국 원자력 설비 공동 수주
협력 업체와 동반 성장 추구

한국수력원자력이 중소기업 판로 개척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동반성장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2020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보유한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그간 꾸준히 원전 해외 수출 활동을 벌여왔다. 신규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 중인 원전 시장에도 주목하며 ‘원전 전주기 수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협력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판로 개척을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10일 “원전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안정적인 국내 원전 운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며 “원전 산업계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전 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국내 원전산업 의존도가 높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수원은 이에 협력 중소기업들의 수출역량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체질 개선 지원을 목표로 ‘수출 활성화 혁신 파트너십 사업’을 시행 중이다. 중기부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으로, 중소기업들은 수출전략 및 마케팅 방안 수립 등 기초 수출역량 배양 컨설팅, 해외 홍보자료 제작 등 수출촉진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받는다. 2020년 기준 25개 중소기업에 12억5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들 기업의 수출 실적만 945억 원에 달한다. 한수원은 이밖에도 2015년 원전 기자재 수출 전문법인인 ‘코리아누클리어파트너스’를 발족해 원전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수출 대상국의 요구조건을 반영한 기자재의 개발·개선을 지원하는 ‘기자재 현지화 지원’, 수출 유망 기자재에 대한 시범설치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기자재 시범설치 지원’ ‘원자력 산업 관련 세계 유수 박람회·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통해서도 수출 촉진을 돕고 있다.

특히 해외 현지로 직접 찾아가 제품을 홍보하고, 잠재 구매자를 방문해 구매상담을 하는 ‘해외 시장개척단’도 중소기업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5개국을 대상으로 총 95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시장개척단을 파견했으며, 이 중 터키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직접 해외시장 개척단을 이끌고 다녀오기도 했다.

한수원은 협력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직접 원전 기자재 수출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원전 중소기업과 분담해 해외 운영 중인 원전의 설비개선이나 기자재 납품에 참여하는 형태다. 지난해의 경우 루마니아 원자력공사가 발주한 ‘체르나보다원전 노내핵계측 증폭기 및 전자파간섭 필터 공급’ 사업의 최종 공급사로 한수원이 선정된 바 있다. 이 설비는 한수원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일환인 협력 연구·개발(R&D) 과제로 국내 중소기업인 ‘리얼게인’과 공동 개발했다. 월성원전에서 사용돼 기기의 성능 및 안전성이 일찌감치 검증됐다.

한수원은 슬로베니아 원자력공사가 발주한 ‘크로슈코원전 복수기 자성이물질 제거설비 공급’ 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 역시 협력 R&D 과제로 한수원과 ‘대동피아이’가 공동개발했으며, 최근 크로슈코원전 1호기 현장에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정재훈 사장은 “두 건의 원전 기자재 수출은 설비의 개발부터 제작, 제품홍보, 입찰참여 및 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수원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성공을 이룬 상생협력의 모범 사례이자, 국산 원전 기자재 수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정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원전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산업계의 맏형인 한수원의 책무인 만큼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