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위직 거론 속 김오수 ‘月 2900만원 자문’ 내역 밝혀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오는 26일까지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더불어 정치 중립과 거리가 먼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고,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의 수사 대상이라는 사실 등 이미 부적격 사유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지난달까지 로펌에서 거액의 자문료 또는 보수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 또한 심각한 결격 사유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법무부 차관에서 퇴임한 뒤 법무법인 화현으로부터 지난해 9∼12월엔 매월 1900만 원, 올해 1∼4월에는 매월 29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우선, 화현이 김 후보자 취업 당시엔 취업 제한 법무법인(연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이 아니었지만, 올해 포함됐다. 그런 경계선의 법인에는 가지 않는 게 좋았고, 올해라도 물러나는 게 옳았다. 그가 법무장관 직무대행 때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TF’를 구성하고, 국회에서 “법치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까지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더 심각한 문제는 ‘후관 예우’ 성격도 의심된다는 점이다. 그는 퇴임 후 금융감독원장·공정거래위원장·국민권익위원장·감사위원 등 여러 고위직 후보로 거론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유력한 검찰총장 또는 법무장관 하마평에 올랐다. 단순한 ‘전관’이 아니라 언제든 중용될 것이란 예상이 파다했다. 김 후보자 측은 “정상적 계약에 따른 보수”라면서 과거 사례 등도 거론했다. 그러나 과거의 유사한 사례들은 당사자가 일단 공직을 사실상 떠난 뒤의 일이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김 후보자가 받은 돈이 통상적 고문료로 보기엔 액수가 크다고 한다. ‘몰래 변론’ 대가는 아닌지 밝혀야 한다. 그런 활동도 없이 받았다면 ‘사전 예우’ 성격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심각하다. 반드시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