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혁신, 건강한 삶 지킨다>나트륨 섭취량 8년만에 32% 감소… 싱겁게 먹기 ‘짭짤한 성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WHO 나트륨 저감 권고 ‘조기달성’

日 평균 4831㎎ → 3289㎎
WHO의 30% 줄이기 권고
6년 앞당겨 ‘국제 우수사례’
뇌혈관 질환 사망자 20% ↓

당류 섭취량도 10.4% 줄어
식약처, ‘식습관 개선’ 박차

짜게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짜게 먹는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최근 8년간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 변화를 실제로 보면 어느새 30% 이상이 줄어들었다.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기관과 국민 개개인의 습관 개선 노력이 더해지면서 크게 향상된 것이다. 식약처는 오는 14일 20회째가 되는 식품안전의 날을 맞아 지금까지 해왔던 국민 식생활 습관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WHO 나트륨 감소 권고, ‘조기 달성’=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나트륨 섭취 저감화 대책을 추진해온 이래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왔다. 지난 2011년 우리 국민의 1인당 나트륨 일일 섭취량은 4831㎎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2000㎎의 2.5배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적극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꾸준히 줄었다. 2012년 4583㎎, 2013년 4027㎎ 등으로 줄어들다 2014년 들어서는 3890㎎으로 4000㎎ 미만까지 줄었다. 2019년 기준으로는 3289㎎까지 줄어 최근 8년간 32%가량이 줄어드는 성과를 냈다. 2025년까지 국민 나트륨 일일 섭취량의 30%를 감소하도록 WHO에서 지난 2013년 권고했는데, 이를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20년에는 세계고혈압연맹(WHL)에서도 이를 유례없는 성과로 판단하고, 국제 우수사례로 인정해 우리나라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에 기관 우수상을 수여했다.

◇각종 질환 예방 효과도 = 나트륨 저감은 실제로 국민 건강의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9년 나트륨 과다 섭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뇌혈관 질환 사망자는 42.0명으로 2010년의 53.2명에 비해 19.9%가 줄었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1150㎎(소금 약 2.9g) 줄이면 항고혈압 요법이 필요한 환자는 50%가 줄어들고 뇌졸중 사망자는 22%, 심장동맥질환 사망자는 16%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류 섭취량 역시 나트륨과 함께 저감 노력을 이어오면서 다시 섭취량이 줄어드는 등 적정 수준에서 관리·유지되는 성과를 나타냈다.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첨가당(가공식품에 포함된 당류)의 하루 섭취량을 보면, 우리 국민은 2011년 42.0g에서 지난 2018년 36.4g으로 섭취량이 10.4%가량 줄었다. 이는 미국(67.2g), 영국(49.7g), 캐나다(57.1g)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19년 국내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15.8명이었는데, 이는 19.2명이었던 2016년에 비해 17.7%가 줄어든 수치다.

그간 식약처 등의 나트륨·당류 저감 정책의 효과는 국민의 인식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나트륨과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국민의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나트륨 저감 인식도는 2016년 56.2%에서 지난해 62.9%까지 높아졌다. 당류 저감에 대한 인식은 2016년 42.4%에서 지난해 53.5%로 높아졌다.

◇국민건강 정책 지속 = 식약처는 나트륨·당류 저감 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다. 3289㎎에 달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지만, WHO 권고기준(2000㎎)과 비교하면 약 1.6배 수준으로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첨가당의 섭취 역시 전 국민 대상 섭취량은 WHO 권고 기준(하루 섭취 칼로리의 10% 이내, 약 50g) 아래지만 12∼18세 아동·청소년의 경우는 2014년 61.9g에서 줄어들었음에도 56.1g에 달해 권고 기준을 넘는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국민의 나트륨 1일 섭취량을 3000㎎ 이하로 줄이고, 첨가당 섭취량은 전 연령층에서 50g 미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나트륨·당류 저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 생산업체를 대상으로는 소금과 설탕의 대체 원료 개발을 지원하고,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나트륨·당류 영양표시의 운용을 개시한다. 판매처를 대상으로는 위생등급 음식점에서 저염·저당 메뉴를 판매하도록 권장하고, 온라인마켓·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와 함께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특별 판매코너 운영을 추진한다.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학교급식 등 식단의 나트륨·당류 함유량을 개선하고, 영유아·임산부용 저감 식단도 따로 개발해 보급한다. 현행 115개 가공식품에서 이뤄지는 나트륨·당류 등 영양표시도 176개까지 확대하고, 조리식품 영양표시 가맹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나트륨과 당류의 섭취량을 현행 목표치만큼 저감하는 데 성공할 경우 최대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금까지 해온 노력의 성과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나트륨·당류 저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