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전자에서 분사한 사외벤처 ‘EDWO’ 직원들이 온라인에서 고객 체형에 맞는 최적의 사이즈와 핏을 찾아주는 ‘히든피터(Hidden Fitter)’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5) LG그룹,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LGE 사내 어드벤처’ 도입하자
아이디어 250만개나 쏟아져
‘Speak Up Table’ 정기 운영
임원 - 직원간 격의 없이 소통
에너지솔루션 ‘섀도 커미티’
주니어 의사전달 조직 운영
‘콜럼버스…’ 신사업 제안땐
3개월 기간·1000만원 지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조직 구성원들 간 소통과 화합을 강화하기 위해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디지털 혁신 시대를 맞아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기업 내 주축 인력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 조직 문화 구축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3일 LG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은 CEO와 임직원 간 직접 소통 기회를 대폭 늘려가고 있다. 또 계열사별로 주니어 중심의 의사 전달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회사 경영 전반에 젊은 임직원들의 견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구축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CEO VOE(Voice of Employe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EO와 임직원들은 한 달에 2번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사내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개선책을 찾는다. 이외에도 LG화학은 CEO를 비롯한 사업본부장급 리더가 사원 및 선임급 직원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며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하는 ‘Speak Up Table’이란 제도를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실제 올 1월부터 3월까지 신입사원, 경력사원, 해외 현지 법인 직원 등 150여 명과 온라인으로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CEO가 업무환경 및 복리후생 제도에 대한 임직원의 의견을 듣고 실제 개선까지 이뤄지는 문화를 정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도 구성해 경영진에 임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주니어보드’와 LG에너지솔루션 ‘섀도 커미티(Shadow Committee)’, LG CNS ‘미래구상위원회’ 등으로 계열사별로 이름과 형태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참신한 의견을 경영진 의사결정에 반영하자’는 취지는 비슷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본사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LG트윈타워에서 파크원 타워1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사무 공간 배치 등에 섀도 커미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조직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래경연 프로그램인 ‘워킹싱어’를 운영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MZ세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고 이를 사내벤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도 추진 중이다. 실제 LG전자는 임직원이 낸 혁신적 아이디어 기반의 프로젝트를 사외벤처로 분사하며 미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LGE 어드벤처’를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당시 제안된 아이디어만 250만 개에 달했다. 특히 선발된 5개 팀 중 일부는 스타트업 육성 외부 기업인 퓨처플레이와 협업을 통해 처음으로 사외벤처로 분사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당선된 구성원에게 스스로 해당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최대 3개월의 시간과 10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활용해 국내외 시장조사, 벤치마킹 등을 진행하며 회사의 발전을 도우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제안을 중심으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LG CNS 역시 2016년부터 사내벤처 제도인 ‘아이디어 몬스터’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청한 120개 팀 가운데 8개 팀이 최종 선발돼 회사의 지원을 받았으며 2개 팀이 ‘스핀오프(독립)’에 성공했다. LG전자와 LG CNS는 분사 후에도 사업이 부진할 경우 복직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둬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그룹은 선후배 간 소통 강화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이 적극적으로 활용 중인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후배가 선배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트렌드를 가르쳐 주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통방식과 여가 문화’ ‘보고 및 회의 문화 개선 활동’ ‘밀레니얼 세대가 꿈꾸는 일하는 방식’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LG그룹 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다양한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웹엑스나 줌(Zoom)을 활용해 재택근무 중 회의를 진행하거나, 메신저 기반의 공동 작업 도구인 ‘팀즈(Teams)’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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