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풍경>“텃밭농사 올해로 끝나요”… 아쉬운 도심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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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영등포역에서 길 건너 대형 쇼핑몰을 지나면

가림벽에 둘러싸인 넓은 공터가 나온다.

벽에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예정지’라고 쓰여 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갖가지 채소가 빼곡한 300개의 텃밭이 펼쳐진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나온 밭 주인들이

물 주고 잡초 뽑고 상추도 따고 하느라 분주하다.

구청에서 무료로 빌려준 손바닥만 한 텃밭이지만

잘만 하면 식구들 반찬 걱정도 덜 수 있고,

손수 농작물을 기르고 맛보는 재미가 커서 인기란다.

하지만 내년부터 회관 건축공사가 시작돼

텃밭 농사도 올해까지라며 주민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 촬영노트

텃밭 농부들과 짧은 농사지식을 주고받으며 서로 배우다 보니 사진 찍는 시간보다 수다 떠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얼떨결에 떨이로 파는 가지 모종도 5개나 샀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