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原電 감사했더니 보복수사 받는다’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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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으로 거부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된 것에도 우려

최재형(사진) 감사원장이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와 관련, 자신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격노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두 차례나 감사위원 임명을 거부했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총장에 임명되는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최 원장에게 대권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힘에선 최 원장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문화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중앙지검의 수사 결정 소식에 대한 최 원장의 격노에는 이번 수사가 감사원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수사’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이번 수사로 인해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위상이 흔들릴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적절하지 않은 인사라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정치 입문에 거부감을 보였던 최 원장이 그간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열어 놓기 시작했다는 전언이 측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과정에 불공정과 비상식이 거듭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주변에선 현 정부를 겨냥한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정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한 부동산 정책과 정부 재정 건전성 등에 대한 감사가 거론된다. 실제로 감사원은 올 들어 정부가 재정 위협요인에 적절히 대처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의 재정지출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고 연내에 현 정부 재정 관리 등에 대한 감사도 실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 한 인사는 “최 원장이 철저한 감사를 할 경우 정권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면서 “이럴 경우 최 원장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을 막기 위해 감사원장 사퇴와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