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임대업 폐지와 징벌稅, 주택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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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2021년 6월 1일은 부동산 시장에 충격적인 날이다. 지난해 7·10 대책으로 제시된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12%(2020년 8월 시행), 종합부동산세 6.0%, 양도소득세 75%의 극단 과세 대책이 현실화해 모두 시행된 날이기 때문이다. 이런 날이 오면 안 된다고 했으나, 아무런 조정 없이 그날이 왔다. 거기에 더해 임대차 3법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날이다.

이런 날 필자가 파악한 서울시와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세 강화 흐름이 시작된 2019년 12·16 대책 이후 급등세로 돌아서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에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로 각각 30%와 40%의 상승률을 넘나들고 있다. 정상적인 시장이면 이 같은 가격 급등은 건축 인허가 증가를 동반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기간(2017∼2020년)의 수도권 인허가 물량이 거주 단위로 35만 호에서 26만 호로 줄었다.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아집에 가까운 목표로 쌓인 규제들에도 아파트 거래량은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이상현상이 일상이 돼 버렸다.

다주택자들의 징벌적인 부담 증가는 필연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애석하게도 이 우려 역시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아파트 전세가 역시 다주택자들에 대한 옥죄기가 본격화한 2019년 말 이후 17개월 동안 서울과 경기도에서 부동산114 전세지수로 3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간 안정적이던 월세 역시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동안 서울과 경기도에서 월세지수로 10% 정도의 상승률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강화된 임대사업자(다주택자)들에 대한 징벌적 부담 증가가 과세 시점에 현실화할 경우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이 안 된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특위에서는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주택자들의 소유 주택을 매물로 유도하겠다는 강박에 가까운 집요함이다. 그런데 국내 등록임대사업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들은 약 80%가 다세대주택과 같은 비아파트다. 다세대주택과 대응되는 주택으로 다가구주택이 있다. 물리적인 구조는 똑같으나, 다세대주택은 거주단위인 세대별로 구분 등기를 한다. 그 반면 다가구주택은 동일한 세대 수가 들어차 있어도 1채의 단독주택으로 분류된다. 서울에 지어지는 건축물대장상 일반 단독주택의 80% 정도는 불법적이지만 실제로 다가구주택이다. 8세대의 다가구주택 소유자는 1가구 1주택으로 각종 세금 혜택을 받고, 똑같은 세대 수를 담고 있는 다세대주택 소유자는 무려 8채의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로 온갖 조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여당의 이번 부동산특위 활동을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했던 시장 규제들을 더 강한 강도로 도입했다가 부동산 시장을 망친 대가로 재·보선에서 참패했는데도 유력 국회의원들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의 메아리가 너무 강하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그들의 구호에 묻혀 들리지도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 주택시장 문제의 해법은 임대사업자인 다주택자들과 함께 가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