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 대상·세율 과도 적용땐 정상적 기업활동마저 위축시킬것”

전경련, OECD에 건의서
“최저한세율 12.5%로 하고
정상적 생산활동 배제해야”

재계가 미국의 의도대로 디지털세 과세 대상과 세율을 과도하게 확대하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전달했다. 미국 안대로라면 4조 원대 후반에 달하는 국내 법인 세수가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 과세 대상 최소화, 글로벌 최저한세의 제한적 적용 등을 뼈대로 한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건의서를 마티어스 콜먼 OECD 사무총장과 OECD 자문기구인 BAIC의 찰스 릭 존스턴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건의서에서 “과세 대상의 무분별한 확대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라는 도입 목적에 어긋나고, 조세회피 가능성이 낮은 제조업을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디지털세 대상을 매출액 200억 달러(약 22조3200억 원) 이상 디지털서비스업종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OECD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시장소재국 과세 대상에는 구글 등 디지털 기업과 가전, 휴대전화, 자동차 등 소비자 대상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은 최근 시장소재국 과세 대상을 전 업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전경련은 미국 주장대로 매출액 200억 달러 이상 전 업종에 디지털세가 부과되면 연간 국내 법인세수의 8.5%인 4조7000억 원이 디지털세의 영향권에 포함돼 해외 유출 가능성에 노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경련은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OECD 안인 12.5%로 하고, 정상적 생산·투자활동엔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낮은 법인세로 기업투자를 유치한 국가들은 세율을 인상할 것이고, 결국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새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유예기간 부여와 분쟁조정 기구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