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폐기물 처리’ 뛰어드는 건설사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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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시장 급성장·ESG 강화…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라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 매출
자체 폐기물도 처리 일거양득
SK에코플랜트, 4000억 들여
소각업체 4곳 인수…사업 가속

중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폐기물처리 업체를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폐기물이 급증하며 시장이 급성장하자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폐기물처리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삼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주산업이란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데다, 경영의 대세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흐름에도 부합할 수 있어 더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지난 3일 4000억 원을 투입해 충청권 폐기물 소각 처리업체인 클렌코·대원그린에너지·새한환경·디디에스 등 4개 기업 주식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 중 폐기물처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최근 사명까지 바꾸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환경 플랫폼이자 소각장·하폐수처리 시설을 운영하는 EMC홀딩스를 1조 원에 매입했다. 올해 초엔 경주에서 매립장을 운영하는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을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중견 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2년 사이 건설 폐기물처리 업체(인선이엔티)와 폐기물 소각업체(코엔텍), 폐수처리 업체(새한환경), 금속폐기물업체(타운마이닝캄파니) 등을 인수하며 폐기물처리 사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건설 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인 WIK-용신환경개발을 인수한 동부건설은 플랜트 사업 부문에 소속돼 있던 소각운영사업부를 분할해 ‘동부엔텍’을 신설하고 폐기물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계열사인 폐기물처리 업체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처리 업체 추가 인수와 해외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히 매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 사업의 수익 구조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 건설 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어 시너지효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규모와 처리 단가 전망이 밝은 것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점이다. 한국폐기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42만9500t에서 2018년 44만6100t, 2019년 49만7200t 등으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폐기물처리 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 원대에서 2025년에는 23조 원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는 오너 2세가 직접 챙길 정도로 폐기물처리 사업에 관심이 높다”면서 “ESG 경영 강화에도 적합해 건설사들의 폐기물처리 시장 진출은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