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마인드를 바꾸면 공사판도 예술이거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춘재, Scape, 130×194㎝, 캔버스에 유채, 2013

악몽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났다. 백주에 5층짜리 건물이 붕괴되면서 버스를 덮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 충격적이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에 모두가 분노하고 치를 떤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악성 종양 같은 안전사고. 지금까지 처방이 없어서 이 지경은 아니었을 터….

김춘재의 화면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에 펼쳐진 풍광과 어찌 이리 대조적일까. 전국 방방곡곡 금수강산 옥토가 파헤쳐지고 있다. 개발 광풍에 휩싸인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 되고 말았다. 잠식되고 피폐해가는 자연, 위태로운 공사를 대하는 불안한 시선이 역력하다. 물론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개발이 불가피하다 치자. 다만 수익자에게 엄격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만큼 중요한 게 뭔가. 마인드를 바꾸면 공사판도 예술이다. 어떤 굴지의 건설사 현장에 걸린 문구다. ‘우리 현장은 당신이 다치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