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회가 일 안하니… 정문 앞 1인 시위 15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자들이 공공임대 분양가상한제 도입, 광역급행철도 노선 변경 등 다양한 요구와 주장을 담은 피켓을 들고 있다. 21대 국회는 국정조사 0건, 특별검사 1건 등을 처리해 행정부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낙중 기자
■ 감시·견제 기능 상실한 국회
재보선 직전 LH투기사건 터져
국조·특검 등 전격 수용했지만
선거 끝나자 “경찰 수사 먼저”
라임 특검엔 “野, 정략적” 공세
8번 조사 세월호만 “진상규명”
국조 합의해도 증인·자료 거부
행정부 견제를 위한 입법부의 권한이자 의무인 국정조사가 여당이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21대 국회에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라임·옵티머스·신도시 투기 등 민생 문제에도 “정략적 요구”라고 막아서면서 행정부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기회가 사실상 봉쇄됐다. 19대 국회에서 6건, 20대 국회에서 4건에 달했던 특별검사 및 국정조사가 21대 국회 들어선 세월호 특검 1건에 그쳤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총 5건의 국정조사와 2건의 특검 임명 건이 제출돼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하자 야당의 국정조사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당시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국민의 의혹 어린 시선도 이번 기회에 씻어내야 한다. 오직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에는 “경찰 수사가 먼저”라고 말을 바꿨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도 당당하게 조사받고 공직자에 대한 국정조사 얘기를 꺼내는 게 도리”라는 논리를 펼쳤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LH 특검과 국정조사는 선거 전 민주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라며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더는 LH 특검과 국정조사를 미룰 이유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피해액이 2조 원에 달하는 라임·옵티머스 사건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정쟁이자 제1야당의 민생 포기 선언”이라는 공세를 폈다. 단순한 금융 사기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해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논리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모 공군 중사 사건에 대해선 “국정조사 요구는 시기상조이자 정치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특검 요구를 막아서면서도 이미 8차례 수사와 조사가 이뤄진 세월호 특검에 대해서만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법 개정을 통해 세월호와 관련한 범죄 공소시효도 정지시켰다. 박근혜 정부가 진실규명과 조사를 방해한 만큼 공소시효 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 국정조사 조사권을 발동하더라도 증인 채택이나 자료 제출 요구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각종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도 수적 우위를 내세운 여당의 방어전, 100석 규모로 쪼그라든 야당의 성토대회로 끝나는 경우가 잦았다는 지적이다. 야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사실 검증을 하지 못한 채 일방적 주장만 늘어놓는 정치공방으로 변질된다면 야당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윤희·서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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