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 여객기 안전착륙 ‘허드슨강 기적’ 설렌버거 3세, ICAO 미국 대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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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리랑카 대사 한국계 줄리 정
직업 외교관으로 여러번 방북

‘허드슨 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미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아온 체슬리 버넷 설렌버거 3세(일명 ‘캡틴 설리’·70·왼쪽 사진)가 15일(현지시간) 국제 항공 안전 기준을 결정짓는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급 직책에 임명됐다. 주스리랑카 및 몰디브 미국 대사엔 줄리 지윤 정(49·오른쪽)이 지명되면서 성 김 인도네시아 대사, 유리 김 알바니아 대사에 이어 3번째 한국계 미국 대사 탄생도 임박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설렌버거를 포함한 9명의 대사급 인선을 발표했다. 미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일하다 은퇴한 설렌버거는 지난 2009년 1월 US 에어웨이즈 1549편 항공기가 이륙 직후 새 떼와 충돌, 두 개의 엔진이 모두 고장 나 추락할 뻔한 상황에서 승무원과 승객을 포함한 155명의 탑승자를 전원 구조한 일화로 유명하다. 당시 기장이었던 그가 고장 난 항공기를 허드슨 강에 성공적으로 비상 착륙시키며 만들어 냈던 기적 같은 일화는 영화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으로도 만들어졌다. 설렌버거는 은퇴 후 나사(미 항공우주국)에서 항공 안전 연구 관련 자문위원으로 일해왔고, 국제항공조종사협회 산하 사고조사위원회 소속으로 대형 항공기 사고에 관한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 차원의 조사와 관련 절차 개선, 긴급 대피 훈련 매뉴얼 확립 등에 참여했다. 종종 연설에도 나섰던 그는 지난해 9월 한 정치 광고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퇴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스리랑카 대사에는 줄리 정 국무부 서반구 차관보 대행이 지명됐다.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인 1977년 미국에 이민한 정 지명자는 1996년 국무부에 입성한 이후 일본 과장, 캄보디아 주재 미국 대사관 차석대사, 태국 주재 미국 대사관 경제상담관 등을 역임하며 아시아 관련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은 직업 외교관이다. 일본어, 스페인어, 캄보디아어와 함께 한국어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지명자는 국무부 한국과에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담당할 당시 여러 차례 방북한 경험도 있다. 정 지명자는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정식 대사로 임명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