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라운드 前 탄수화물 섭취를… 운동중엔 3홀에 한 번씩 물 마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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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에 효과적인 음식

5시간 집중·판단력 필요한 운동
포도당 풍부한 과일·주스 효과
아침라운드엔 빵보다 밥 먹어야

적당한 알코올·커피 긴장 완화
지나친 술은 스윙 리듬감 저해
과한 카페인 손 떨림·불안 불러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1825년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미식가로 유명한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자신의 책 ‘미각의 생리학’에서 한 말이다. 먹는다는 행위를 단순한 생리적 욕구의 충족 수준을 넘어 철학적인 존재론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골퍼의 관점에서 사바랭의 말은 이렇게도 바꿔볼 수 있겠다. “라운드 중 무얼 먹는지 알려달라. 그러면 당신의 골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맞춰보겠다.”

골프는 소요 시간이 가장 긴 종목 중 하나다. 평균 5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식사하고 2∼3시간 정도면 완전히 소화된다. 따라서 라운드 중 플레이에 필요한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중간 적절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골프는 클럽 선택이나 코스 공략방법 등 순간순간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스포츠다. 또한 불안이나 긴장 등으로 감정적 소모가 많다. 한마디로 머리를 많이 쓰는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다. 우리 뇌는 무게가 1.5㎏ 정도로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를 전체의 20%나 쓰는 유지 비용이 매우 많이 드는 기관이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라운드 중 배가 고프거나 허기를 느끼면 판단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금세 뇌의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라운드 중 약간 피로감이 들거나 머리가 멍해진다 싶을 때는 포도당이 풍부하고 소화가 빨리 되는 과일, 주스 등을 섭취하는 게 경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라운드 전엔 탄수화물 위주의 메뉴로 가볍게 식사하는 것이 좋다. 골프처럼 장시간에 걸쳐 중강도의 신체 활동이 필요한 스포츠에는 빵과 밥 중 소화가 천천히 되는 밥이 좀 더 낫다. 이른 아침 라운드할 때도 아침 식사는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식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분 섭취다.

우리 몸의 60∼70%는 물로 이뤄져 있는데, 라운드 중 수분이 부족해지면 운동 수행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체중 1% 정도의 수분이 부족해도 근육의 기능이 약 5% 약화하고 주의력과 집중력 역시 저하된다. 라운드 중 갈증을 느낀다면 이미 몸에 수분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신호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3홀에 한 번씩은 무조건 물을 미리 마셔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줌 색깔로도 수분 부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오줌이 짙은 노란색이나 호박색을 띤다면 즉시 물을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소변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오줌 안에 있는 우로빌리노겐이란 화학물질의 농도가 진해지면서 짙은 색의 소변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전반을 마치고 그늘집에서 10∼20분 정도 쉬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때 많은 골퍼가 안주와 함께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를 곁들이곤 한다. 알코올은 대표적인 항불안 물질로 한두 잔의 술은 라운드 중 불안이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정량 이상을 마시게 되면 전두엽 등 중추신경계의 활동이 둔화해 주의가 산만해지고 판단력이 떨어진다.

특히 자세 유지와 운동의 조절을 담당하는 머리 뒤쪽에 있는 소뇌의 기능을 마비시켜 부드럽고 리듬감 있는 스윙이 어렵게 된다. 한마디로 스윙이 무너질 수 있다.

술 대신 커피를 마시는 골퍼도 많은데,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성분은 각성 효과가 있어 적절히 섭취할 경우 경기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섭취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손 떨림이나 심리적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커피와 술은 둘 다 이뇨작용이 있다. 잦은 수분 배출로 체내 수분균형이 무너지면 피로감과 함께 급격한 체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니 적절한 섭취가 필요하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