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A : 오버페이스하면 번아웃… 에너지 조절하고 휴식의 질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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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30대 중학교 교사입니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일해 왔는데 올해 들어 출근하는 게 괴롭습니다. 특히, 원격수업은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더 신경 써서 준비하는 데도 아침마다 출석하지 않은 학생들을 깨워야 하고, 화면만 켜놓고 딴짓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힘이 빠집니다. 게다가 수업 외의 행정업무는 왜 그렇게 많은지요. 자꾸 동료들을 피하고, 공문만 보면 짜증이 나고, 교직에 대한 회의가 커져만 갑니다. 버티면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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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30대 중학교 교사인데 교직에 대한 회의가 커져만 갑니다

▶▶ 솔루션

학생들을 위해 애쓰다가 많이 지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떠나 정신과를 찾는 교사의 방문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번아웃을 호소하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교사는 번아웃 증후군이 잘 나타나는 대표적인 직업입니다. 높은 책임감과 헌신성을 요구받는 데다가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는 미숙한 학생들을 매일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에너지 고갈, 업무효율 감소 그리고 일에 대한 회의감이 핵심적인 3대 증상입니다. 사연을 주신 분은 번아웃이 임박했거나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는 개인적 노력뿐 아니라 교사로서의 사기가 회복될 수 있는 교육환경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일은 힘들어도 일의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 있다면 소진에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해법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를 돌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에너지를 파악하고, 일과 휴식의 경계를 세우고, 자신에게 활력을 주는 좋은 휴식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페이스 조절 능력이 필요합니다.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려는 오버페이스는 번아웃의 지름길입니다. 처음 마라톤을 해보면 오버페이스에 잘 빠지는데 이는 의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휴식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번아웃은 단순히 쉬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좋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일과 거리두기를 하고 ‘자신의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채우는 활동’을 말합니다. 즉, 그냥 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의식적 휴식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연대입니다. 우리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고립입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연결돼 있다면 위로가 되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알아보면 교사의 번아웃을 함께 극복하는 모임이나 교육개혁·수업연구를 같이 고민하는 모임이 있을 것입니다. 꼭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그 해법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무더위가 지나 가을이 되면 학교는 이전의 모습을 점점 되찾겠지요. 선생님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