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 실체 없이 연일 공방…‘공작정치’ 망령만 소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완주(왼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스마트폰을 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건영 “尹이 내용 공개하라”
이준석 “송영길 부적절 발언”
장성철 “문서 갈기갈기 찢었다”

‘윤석열 X파일’의 작성자와 유포 및 내용 진위 등 실체를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채 24일까지도 여야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관련 논란에 불을 지핀 당사자가 문건을 파기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중엔 여러 종류의 문건이 X파일이란 이름으로 나돌며 무책임한 의혹만 양산하고 있다.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어 민심에 영향을 미치려 했느냐 하는 문제는 뒤로 밀린 채 실체 없는 의혹만 남는 X파일 공작정치의 전형적인 양상이 재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여당 인사가 ‘윤석열 X파일을 내가 봤다, 문제가 심각하더라’고 했다면 이슈가 되지 않았을 텐데, 야당 스스로 지뢰를 밟고 폭탄을 터뜨려서 이슈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기관과 집권당이 개입해 작성했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일종의 희생자 코스프레를 하는 건데 이번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X파일을 누가 만들었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이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라디오에 출연해 (X파일을) 야권 인사가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대선을 앞두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중에 유포된 X파일 중 6쪽 분량 문건의 파일 작성자가 친문(친문재인) 성향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 대표이사로 지목되자, 이 채널은 23일 긴급 생방송을 편성해 ‘우리가 만들었다’며 방송용 취재 노트라고 해명했다. 열린공감TV 측은 “정치적 음해를 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윤석열 관련 방송을 많이 했고, 그 내용을 추려놓은 목차”라고 설명했다. 열린공감TV 측은 “시중에 총 3개의 파일이 도는 것으로 아는데,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들고 있는 것은 저희 것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20페이지짜리도 저희 방송을 보고 만든 것 같다”고도 했다.

지난 19일 “X파일을 입수했다”며 “윤 전 총장이 방어하기 힘들겠다”는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 소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인쇄된 문서로 갖고 있었으며,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