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訴 수험생 “서울대 정시 내신 반영은 패자부활전 없앤 셈”

- ‘서울대 정시’ 헌재서 심판

“검정고시 출신자 내신 불이익
조민 사태후 논문 제출도 못해”

헌법재판소가 이전과 달리 고교 내신성적을 반영키로 한 서울대의 2023학년도 입학전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고 본격 심리에 들어가 대학입시 당사자인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서울대는 2023학년도 이후의 입학전형에서 내신성적을 반영하기로 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심판을 낸 양대림(18) 군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청구 적법요건을 갖췄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지은 만큼 본안 심리에서 위헌 결정을 받아내는 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군은 서울대의 2023학년도 대입 전형에 대해 “수능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과거 내신이 안 좋으면 합격 가능성이 없다는 것 아니냐”며 “패자부활전을 없앤 셈”이라고 주장했다. 헌재가 양 군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결정하면, 서울대는 2023학년도 이후의 입학 전형 자체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헌법소원은 소급이 안 돼 2023학년도 입학전형 자체는 수정이 어렵다.

그는 특히 2023학년도 대학입학시험에서 현역으로 입시를 치르는 고2 학생들이 억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 군은 “보통 서울대 입시는 전략적으로 준비한다. 1학년 때 내신을 망치면 바로 수능에 집중하는 식”이라며 “고2 학생들은 1학년 2학기 중에 해당 내용을 알게 됐다.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검정고시생인 양 군은 서울대의 2023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으로 검정고시 출신자가 불이익을 받는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검정고시 출신자는 학교생활기록부 대체 서류를 내야 하고 그걸로 정성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조민 사태’ 이후로 입시 비리가 문제가 되면서 교육부에서 논문 제출도 못 하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 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성장한 학생을 뽑는다는 게 서울대의 입장”이라며 “학교 밖 청소년이나 검정고시생이 정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하는 점도 감안해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정·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