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12명 “정치편향·혈세 낭비 TBS 감사 해달라”

■ 행안부에 주민감사 청구

“특정인에 과도한 출연료 지급
방송국이 특정 정당 지지 안돼”
사실상 ‘김어준 뉴스공장’ 지목

감사 여부 내일 심의위서 결정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간판 프로그램인 서울시 교통방송(TBS)을 감사해 달라며 500여 명이 행정안전부에 주민감사청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오는 25일 감사청구심의회를 열어 TBS에 대한 감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회가 나서 감사원에 TBS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는 야당과 “감사원이 감사할 권한과 명분이 없다”고 맞서는 여당 간 갈등 지형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4일 전자 관보에 따르면 김태훈 씨 등 512명은 행안부 주민감사청구 제도를 통해 지난 5월 18일 TBS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주민감사청구 대표자 김태훈 씨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의 상임대표다. 이들은 청구 취지로 “TBS가 특정 방송 출연진에게 과다한 출연료를 정하는 등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으므로 세금의 용처에 관해 감사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 씨에게 지급되는 출연료는 회당 200만 원으로 추정되는데, 해당 출연료가 지나치게 많아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TBS는 서울시 출연 기관이다. 주민감사는 지방자치단체의 19세 이상 주민이 지자체와 그 장의 권한에 속하는 업무의 처리가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생각될 때 청구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주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해선 관련 조례에 따라 19세 이상의 주민 2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청구 이유로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방송국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도록 유도해 성숙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도록 하는 TBS의 행위는 감사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감사청구제를 통해 감사 청구가 들어오면 주무부처가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 사안은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운영 관련법을 관할하는 행안부와 방송법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가 두루 엮여 있다. 이럴 경우 관련 기관들이 협의를 통해 주무부처를 정하는데 이 청구 건은 행안부가 맡기로 했다.

행안부는 25일 13명으로 구성된 감사청구심의회를 서면으로 열어 감사 여부를 결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심의회가 서면으로 열리는 만큼 위원들은 감사를 할지 여부 등을 적은 회신서를 25일 오후 6시까지 행안부에 제출해야 한다. 심의회 의결은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행안부 관계자는 “절차적 요건, 주민감사청구 목적에 부합하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