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후 더 분열”… 美 88% 응답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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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서치, 17개 선진국 조사

유럽선 네덜란드가 83%로 1위
亞 국가중엔 韓·日만 응답 높아
정부에 대한 신뢰붕괴 원인인듯

미국인 10명 중 약 9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사회가 더 분열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이같이 생각하는 비율이 대체로 낮았으나 유독 한국과 일본의 경우 분열됐다고 여기는 비중이 60% 안팎으로 가장 높았다. 팬데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국가들에서 사회 분열도가 더 심했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가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17개 선진국 시민의 61%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가 더 분열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통합됐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WP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마스크 착용, 봉쇄조치, 백신 접종 등을 놓고 사회가 격렬한 충돌을 경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사는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자는 1만8850명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사회가 더 분열됐다는 응답이 88%에 달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테다 스코폴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위기가 닥쳤을 때 분열이 더 극심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팬데믹 초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 주지사들의 코로나19 대응을 문제 삼는 등 팬데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점도 분열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럽 9개 선진국에서도 분열 응답이 66%로 높게 나타났다. 네덜란드가 83%로 유럽에서 가장 높았으며 독일(77%), 스페인(77%), 프랑스(68%) 순이었다. 스웨덴은 분열 응답이 53%로 유럽에서 가장 낮았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경우 분열 응답이 31%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으나 한국과 일본의 경우 분열 응답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분열 응답은 61%, 일본은 59%였다. 호주(39%), 뉴질랜드(23%), 대만(20%), 싱가포르(12%)와 대조적이다.

존 디모이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초기 방역이 성공한 듯 보였으나 갈수록 팬데믹이 심해지며 정부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분열 답변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캐나다와 일본이었다. 캐나다는 지난해 8월 조사에서 29%였는데 61%로 32%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은 27%에서 59%로 32%포인트 늘었다. 네덜란드의 분열 답변은 53%에서 83%로 커져 3위를 기록했고, 36%에서 61%로 늘어난 한국은 4위였다.

임정환·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