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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30 MZ세대 보고서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05일(月)
“독립하면 숨만 쉬어도 돈”… MZ세대 절반은 ‘캥거루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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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MZ세대 보고서 - 주거특성으로 본 MZ

자유분방한 ‘독리버’ 꿈꾸지만
경제적 이유로 부모 곁 못떠나

부동산 폭등에 주거비 급상승
1인 가구 “주택안정 가장 시급”


일찌감치 서울 동대문 상가에서 장사를 시작했던 30대 후반 자영업자 최명일 씨는 26세 때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장사 잘하기로 소문난 명일 씨는 경제적인 여유는 얻었지만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허전한 마음은 채울 수 없었다고 말한다. 10년이 지난 지난해 코로나19로 운영하던 참치가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명일 씨는 이참에 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했다. 명일 씨는 “어머니랑 살면서 마음의 위안도 찾았고, (집안일 등) 신경을 많이 안 써도 되니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조 ‘독리버(‘독립’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접미사 ‘-er’를 합친 신조어, 1인 가구)’였던 명일 씨는 다시 부모님 품에 머무는 ‘캥거루족(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의 삶으로 돌아갔다. 집값 부담에 멀어지는 결혼 생각도 한몫했다. 명일 씨는 “전세(보증금)가 10억 원, 청약이 돼도 (분양대금이) 6억 원대인데 집도 못 사고 삶 자체가 너무 힘들다”며 “결혼에 대한 생각이 멀어진다”고 덧붙였다.

독립적이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선호하는 것이 MZ세대의 성향이지만, 문화일보의 MZ세대 32명에 대한 심층인터뷰·설문조사에서 30대 미혼 9명에게 거주상태를 물은 결과, 약 2명 중 1명이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명일 씨와 같이 이미 독립생활을 시작했다가 경제적·심리적 이유로 다시 캥거루족으로 돌아간 사람은 총 3명이었다.

실제 취업을 하더라도 MZ세대 2명 중 1명은 부모 곁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20∼24세 72.0% △25∼29세 64.8% △30∼34세 57.4% △35∼39세 50.3% 등이었다. 이들이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숨만 쉬어도 나간다’는 고정비용(주거비+생활비) 때문이었다.

20대 후반 사무직 최현수 씨는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독립생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생활하면서 얻는 삶의 경험’과 ‘나만의 시간·공간의 필요성’ 등이 그 이유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천 서구에서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까지 출퇴근을 하기 위해 4시간 20분을 길에서 보내고 있다. 독립해서 혼자 살면 월급의 최소 4분의 1이 매달 고정비로 나가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수 씨는 “나와서 산다고 해도 회사 주변은 너무 비싸 최소 30∼40분 거리에서 자취해야 하는데, 그런 자취 비용이 과연 왕복 4시간 정도의 시간을 아끼기 위한 비용보다 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나와서 살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그러면 돈을 못 모은다”고 말했다.

독립을 희망하는 MZ세대에게 가장 현실적인 벽은 ‘안정적인 주거지’ 같은 집 문제였다. 특히나 부동산 폭등 등 주거비가 상승하고 있는 최근에는 더욱 그렇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20∼70대 이상 1인 가구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주택 안정 지원’(50.1%)이 1위로 꼽혔다. 특히 이런 요구는 MZ세대에 속하는 20대(81.4%)와 30대(80.2%)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부모님의 지방 이주로 강제 독리버가 된 20대 여성 사회초년생 김설희 씨도 “불안정한 주거 환경이 제일 걱정”이라며 “청년 임대주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e-mail 박준희 기자 / 편집국 국장석 / 차장 박준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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