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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30 MZ세대 보고서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07일(水)
“착한 가게 돈쭐내주자”… SNS서 똘똘 뭉쳐 ‘선행 소비’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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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MZ세대 보고서 ④ MZ의 행복론 - ‘선한 영향력’

개인주의적 성향 강하면서도
한번 ‘꽂히면’무서운 영향력
가치에 따라 소비에 대한 판단
SNS 통해 삽시간에 서로 공유

응원하는 유명 연예인 생일에
저소득층 위한 다양한 기부도


요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는 대체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지만, 한 가지에 ‘꽂히면’ 무서운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들의 결집은 특정인, 특정 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MZ세대는 이런 변화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이른바 MZ세대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 세대’이다. 인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같은 유명인이 MZ세대의 결집을 부르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하고, MZ세대 하나하나가 SNS 등을 통해 직접 인플루언서의 역할을 하는 상호작용의 시대다.

◇선한 영향력, MZ세대의 긍정적 가능성 = MZ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해지는 최초의 세대’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경제 여건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 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MZ세대는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와 가치를 담아 소비하는 것을 선호한다. 소비나 지출에서의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중)’를 중시하면서도 이와는 또 다른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이다.

과거부터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대기업이나 유명인들이 기부금을 내놓고 국민의 관심과 구호참여를 독려해 왔다. 저소득층 가정이나 입양아, 해외 기아(饑餓) 등 곳곳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도 그 앞자리에는 영향력 있는 기업이나 유명인이 서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MZ세대는 스스로가 ‘인플루언서블’(influenceable, 영향을 의미하는 ‘influence’와 할 수 있다는 ‘able’의 합성어)하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다. 가난한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내준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치킨 가게를 집단적으로 칭찬하고 치킨 주문 몰아주기를 하면서 유명 예능인인 유재석의 방송에까지 출연하게 만든 것도 인플루언서블한 MZ세대의 존재감이 드러난 단적인 예다. 반대로 지난달 17일 물류창고 대형화재로 사상자를 낸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의 안전불감증을 집단 비판하며 ‘탈팡(쿠팡 탈출·탈퇴)’ 움직임을 이끌고 있는 것도 MZ세대다.

이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MZ세대의 성향을 ‘미닝아웃’이라고도 한다.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공개적으로 밝힌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을 합친 말이다. 개개인으로서 생활하면서도, 자신의 뜻을 표출하며 주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MZ세대의 특성이기도 하다. HR 전문가인 김효용 비전헬퍼 대표는 “MZ세대는 목소리(의견제시)를 낼 때 기성세대보다 주도적”이라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MZ세대는 그에 맞춰 자기의 목소리를 잘 낸다”며 “기성세대에선 자기 목소리를 감추고 내면화하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MZ세대는 표출한다. 그런 부분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덕질’도 선한 영향력으로 행사 = 아이돌이나 유명 연예인에 대한 팬덤 현상은 세대를 막론하고 형성돼 왔다. 그러나 MZ세대에 속하는 연예인과 그 팬들이 최근 보이는 행보 중 하나는 ‘생일 기념 기부’다. 걸그룹 멤버이자 배우인 혜리(본명 이혜리)는 지난 6월 자신의 27번째 생일을 맞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5000만 원을 기부했다. 혜리의 기부금은 저소득층 여자 어린이들의 위생용품 지원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혜리뿐만이 아니다. 아이돌그룹 멤버나 배우 등 팬덤을 어느 정도 형성한 MZ세대 유명인들은 유행처럼 생일 기념 기부를 행한다.

MZ세대의 유명인들과 그에 대한 팬들의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은 단순히 문화 콘텐츠를 서로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것을 넘어 기부 릴레이 동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우 지창욱의 팬들은 지난 5일 지창욱의 생일을 기념해 그의 명의로 1700만 원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트로트 가수 김희재의 팬들도 그의 생일을 맞아 지난달 같은 단체에 김희재 명의로 49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들은 작년 김희재의 생일과 크리스마스에도 각각 6090만 원 및 4690만 원을 취약계층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자신이 선망하는 연예인에게 기부를 선물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연예인이 팬들에게 기부를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31세 생일을 맞은 트로트 가수 임영웅은 지난달 생일을 기념해 소속사와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총 2억 원을 기부했는데, 정작 기부자 명의는 자신의 팬덤인 ‘영웅시대’였다.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MZ세대의 영향력 발휘 통로 = 강력한 개인주의 성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MZ세대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이렇게 똘똘 뭉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로는 단연 SNS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초기 인터넷 세대들이 포털사이트나 인터넷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서로 소통했다면, MZ세대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며 SNS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이정하(여·19) 씨는 “친구들 중에서는 SNS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연애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때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사람을 사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박하늘(여·19) 씨도 “SNS 오픈채팅방에서 사람을 사귀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에서의 각종 인간관계 형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거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진 각종 SNS의 메신저·메시지 기능을 이용하면 특정 이슈가 발생할 경우, 삽시간에 MZ세대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다. 또 비슷한 세대의 이용자들이 몰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정 이슈가 주목되면 ‘홍대입구역 치킨집’ 같은 현실 세계의 영향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주의적이면서도 각종 통로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MZ세대에 대해 “최근 MZ세대의 개인주의는 어떻게 보면 다시 원형으로 돌아가려는 느낌이 강하게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X세대(무관심·기존 질서 부정 등을 특징으로 하는 1970년대 초·중반 출생한 세대)에서 개인주의 표방이 나왔지만 사회에서는 지나친 경쟁으로 자기들밖에 몰랐던 흐름이었다”며 “MZ세대에선 ‘그게 아니고 공동체에서 자유가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의무도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기획팀 = 허민 전임기자, 박준희·나주예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e-mail 허민 기자 / 편집국 국장석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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